단독 영화이면서 ‘세계관 연결점’ 역할까지…‘인피니티 사가’ 영광 이어갈까
여기서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6의 첫 번째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다. 국내에선 크게 유명하거나 많은 팬덤을 거느리지 않은 '영웅들'이지만 북미에서만큼은 원작 코믹스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실사화에도 그만한 기대가 이어졌었다. 앞서 실사화된 '판타스틱 4' 시리즈들이 이 같은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던 반면, 2025년 새롭게 선보인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개봉 전 시사에서 로튼 토마토 지수 88%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고 있다. 1994년부터 '썩은 토마토'의 대명사로 불려왔던 역대 '판타스틱 4' 실사화 가운데 유일하게 호평으로 시작한 작품으로 눈길을 모은다.

무엇보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2008년부터 11년 간 이어져 온 어벤져스의 인피니티 사가 이후 침체된 MCU의 서사적 전환점이 된다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어벤져스 원년 멤버들이 은퇴한 뒤 마블은 그들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영웅과 영웅담을 내놨지만 이전만큼 대중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인피니티 사가 후 본격적인 멀티버스의 시작을 알렸던 페이즈 4(2021~2022)와 페이즈 5(2023~2025)의 작품들 가운데 국내서도 과거와 비슷한 흥행 몰이에 성공한 것은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국내 팬들에게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년 멤버의 영화 뿐이었다. 대부분은 마블 무비라는 이름표가 무색하게도 300만조차 채 달성하지 못하고 스크린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렇게 좀처럼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올리지 못했던 '멀티버스 사가'의 마지막 장인 페이즈 6의 첫 시작을 담당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페이즈 7의 '뮤턴트 사가'로 이어지는 진입점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페이즈 6의 마지막 작품이 될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2027년 개봉 예정)가 MCU의 실제 재시작점(리셋)이 된다면,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그에 앞서 멀티버스 사가 속 세계관을 하나로 연결하는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대중들에게 더 이상 '마블 드라마까지 챙겨 봐야 하는' 부담감을 안기지 않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도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인피니티 사가 이후 마블 스튜디오는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마블 관련 드라마를 제작해 왔는데, 영화와 같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공유하는 데다 서사마저 연결돼 있어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처럼 일반 대중들의 접근 허들과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마블 영화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도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대중들의 부담은 줄이고, 개별 작품들의 작품성은 높이는 방식을 택하면서 마블 스튜디오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을 발판 삼아 MCU의 옛 영광을 재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런 현실의 변화에 발맞춰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역시 완전히 새로운 유니버스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킴으로써 식어있던 옛 마블 팬들의 기대감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더욱이 이 이후 이어지는 서사가 '스파이더 맨: 브랜드 뉴 데이', '어벤져스: 둠스데이',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등 일반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시리즈로 연결되는 만큼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오랜만에 팬덤과 대중 양 쪽을 모두 만족시킬 영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7월 24일 개봉한다.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