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없는 어도어’가 전속계약 해지 사유될 수 있을까…8월 14일 비공개 조정
이런 가운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업무상 배임 무혐의가 1심 판결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진스 측은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된 민 전 대표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와 해임 시도가 '잘못된 전제와 사실'에서 시작됐고, 그로 인해 뉴진스 멤버들이 지속적인 고통을 받아온 만큼 하이브 측 인사들로 전원 교체된 현재의 어도어와의 계약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신뢰관계가 파탄났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민희진이 업무상 배임 혐의에서 벗어났으므로 "민희진이 있던 옛날의 어도어"로 돌려놓는다면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게 뉴진스 측의 입장이기도 하다.

이날 재판에서 어도어는 "앞선 가처분 신청(어도어가 뉴진스에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에서도 뉴진스가 주장한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속계약 해지를 위해서는 이를 주장하는 측이 해지 사유를 증명해야 하지만 뉴진스 측이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거나 계속해서 사유를 바꾸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도 짚었다. '해지를 위한 해지'를 주장하고 있기에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게 어도어 측의 주장이다.
반면 뉴진스 측은 세부적인 해지 사유 외에도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에 계약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의 신뢰관계 파탄이 발생했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특히 이른바 '하이브-민희진 사태'가 발생했던 2024년 4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최근 경찰 수사에서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된 것을 들어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된 민 전 대표 감사와 해임 시도가 잘못된 전제와 사실에서 시작됐고, 이로 인해 아무 잘못 없는 뉴진스가 1년 이상 고통을 받았다"는 점도 짚었다.
민희진 축출만을 목적으로 잘못된 경영적 판단을 내렸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성년자가 포함된 멤버 전원에게 이어진 만큼 큰 위험을 초래한 소속사와 그 모회사를 더 이상 믿고 활동할 수 없다는 게 뉴진스 측의 주장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민희진이 있던 옛 어도어'로 다시 돌려놓는다면 조정에 응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예인-소속사 간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 일반적으로 신뢰관계 파탄으로 인한 해지가 인정되는 것은 수익 미정산 등 금전 문제나 소속사 임직원의 법적 문제 등이 엮여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도어 측이 일관되게 "계약상 의무를 다 했으며, 현재도 이행 중"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계약상 의무 이행에 따른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어도어-뉴진스의 전속계약 체결에는 다른 어떤 계약 조건보다 민희진이라는 인물이 강하게 작용해 불가분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이 계속해서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민희진 중심의 계약구조'가 증거로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멤버들이나 그 부모들이 계약 체결에 있어 민 전 대표에 대한 신뢰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점을 소송 전부터 주장해 왔기 때문에 신뢰관계 파탄의 최종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3일 첫 변론기일 당시 재판부는 "보통 신뢰가 깨진 게 너무 확실하게 보이는 건 (소속사가) 정산을 한 번도 안 해주거나 하는 것인데 이번 사건은 특이한 경우"라며 "일반적인 장기 계약이나 이런 매니지먼트, 프로듀싱 부분의 신뢰관계를 같이 봐야 할지 한 번 고민을 좀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어도어-뉴진스 간 계약 해지 소송은 전속계약 체결에 개인 기획자의 책임과 신뢰, 지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지를 법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계약 체결 과정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 결과가 단순히 한 연예기획사와 연예인의 법적 다툼을 떠나 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오는 8월 14일 조정 결과, 그리고 10월 30일 1심 선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