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한테 성폭행당한 여성과, 하루 20분 대화…희대의 ‘못난이 꽃뱀’은 복역 중 세 번이나 결혼
[일요신문] 9년 전 일본을 충격에 빠뜨린 ‘대량 살상극’의 범인, 우에마쓰 사토시 사형수가 다시 세간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일반인 여성과 ‘옥중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우에마쓰(당시 26세)는 2016년 7월 26일, 가나가와현의 장애인 시설 ‘쓰쿠이 야마유리엔’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19명이 숨지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후 일본 최악의 대량 살인’으로 기록된 참극이었다. 범행 직후 우에마쓰는 “중증 장애인은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는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더욱이 참극이 벌어진 시설에서 3년 넘게 근무한 것으로 밝혀져 일본 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지적장애인 19명을 살해한 우에마쓰 사토시 사형수. 사진=NNN 캡처올해 7월 26일, 사건 9주기를 맞아 ‘쓰쿠이 야마유리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중상을 입은 피해자 가족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 차별이나 학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3년에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달’이 개봉했고, 실제 장애인이 출연해 ‘분노’를 연기한 점이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장애인의 인권과 혐오 범죄의 실태를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에마쓰는 2020년 사형이 확정됐다”고 한다. 2022년 재심을 청구했으나 2023년 4월 기각됐고, 항고도 올해 4월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우에마쓰 측은 대법원에 특별항고 중이다.
우에마쓰 사토시 사형수와 옥중결혼한 쓰바사 씨가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결혼 배경에 대해 밝혔다. 사진=아베마프라임 캡처일본법상 사형 확정자는 가족과 변호인 외에는 면회가 금지된다. 이런 가운데,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우에마쓰 사형수가 20대 여성과 옥중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배우자는 쓰바사 씨(26)로, 지난 6월 인터넷 방송 ‘아베마프라임’에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출연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263만 회 이상 재생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어떻게 19명을 살해한 사형수와 결혼할 수 있느냐”는 비판과 함께 “피해자 유족의 감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반면, ‘왜 그런 관계가 성립했는지’ ‘연쇄살인범에게 심리적으로 끌리는 현상’ 등 심리·사회학적인 분석도 이어졌다.
우에마쓰 사토시 사형수가 그린 쓰바사 씨 초상화. 사진=아베마프라임 캡처쓰바사 씨는 방송을 통해 결혼에 이르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15세 때 지적 장애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피해 신고를 했지만 입건되지 않아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것. 기억장애(해리성 건망증) 진단을 받고 자살을 시도한 경험도 있다.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를 받으며, 장애인 시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이해의 폭을 넓히려 노력했다. 그런 과정에서 ‘쓰쿠이 야마유리엔’ 사건을 접했고, 우에마쓰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사형 확정자는 원칙적으로 가족과 변호인을 제외한 면회가 금지되지만, 도쿄구치소의 매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반입할 수는 있다. 물품을 전달할 때 발신인의 이름과 주소를 남기면, 수용자가 답장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쓰바사 씨 역시 이 경로로 우에마쓰 사형수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신이 오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직접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가족이 아니면 접견할 수 없다”였다. 누군가는 “정말 면회를 원한다면, 옥중결혼을 통해 가족이 될 각오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포기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건넸다. 결국, 그는 옥중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쓰바사 씨는 “우에마쓰 사형수가 범행에 이른 경위를 알고 싶었고, 동시에 내 PTSD와도 마주하고 싶었다”며 배경을 밝혔다.
일본 헌법은 수형자나 사형수라도 혼인의 권리를 보장한다. 따라서 구류 중이거나 형 집행 중이라도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법적 요건을 갖추면 옥중결혼이 가능하다. 물론 실제 동거나 결혼식은 불가능하며, 모든 절차는 서류로만 진행된다. 결혼 이후 쓰바사 씨는 하루에 20분씩 우에마쓰를 면회한다.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 “오늘은 뭘 먹었어?” “바깥 날씨는 어때?” 같은 평범한 대화를 나눈다.
일본에서 사형 확정자의 옥중결혼이나 옥중입양은 드문 일이 아니다. 사진=아베마프라임 캡처형식적인 옥중결혼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본 월간지 ‘창’의 시노다 히로유키 편집장은 “사형수는 가족과 변호인 외에는 면회할 수 없어 세상과의 접점이 끊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 크다”면서 “누군가 찾아와 준다는 건 정신적으로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옥중결혼은 사건 진상 규명이나 범인의 심리 이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에마쓰의 경우 원래는 장애인을 돕는 직업에 종사했음에도 정반대로 대량 살상에 이른 만큼 그 심리적 전환 과정을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노다 편집장은 “매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 그러한 대면은 범인이 죄와 마주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사형 확정자의 옥중결혼이나 옥중입양은 드문 일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면회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서다. 결혼이나 입양을 하면 법적으로 배우자나 가족이 되어 면회가 가능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1968년 도쿄 등지에서 무차별 총격을 벌인 연쇄살인범 나가야마 노리오다. 그는 사형 판결을 받은 후 서신을 주고받던 여성과 옥중결혼했다. 두 사람이 주고받던 편지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관계는 나가야마가 범행을 반성하고 소설을 집필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받지만, 결국 이혼으로 끝났다. 나가야마의 사형은 1997년 집행됐다.
‘못난이 꽃뱀’ 기지마 가나에는 세 번의 옥중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NNN 캡처다수의 남성을 유혹해 살해한 ‘못난이 꽃뱀’ 기지마 가나에 역시 옥중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15년 60대 남성과 첫 결혼을 했으나 1년 반 만에 이혼했다. 이후 체포 전부터 알고 지냈던 남성과 재혼했지만, 또다시 이혼했다. 2018년에는 세 번째 옥중결혼을 했는데, 상대는 자신을 담당하던 유명 잡지 데스크였다. 일본 언론은 그를 ‘희대의 독부(毒婦)’라고 부른다. 기지마는 2017년 사형이 확정돼 현재 도쿄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2001년, 오사카교육대 부속 이케다 초등학교에 난입해 아동 8명을 살해한 다쿠마 마모루도 사형 확정된 후 옥중결혼했다. 2004년 사형이 집행되기 전 그는 “아내에게 신세를 졌다. 고맙다고 전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