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평가 다툴 여지 있어”

정 부장판사는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본건 혐의에 관해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와 수사 진행 경과 및 피의자의 현재 지위 등에 비춰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의 연령, 주거, 수사절차에서의 출석 상황과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하면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조, 허위공문서 작성, 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지난 25일 재판부에 362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날 총 16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위증 등 혐의와 관련해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와 물적 증거, 관련자 진술 등을 제시했다.
한 전 총리는 ‘제1의 국가기관’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인 국무총리로서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엄 선포 이전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 윤 전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도 있다.
지난 2월에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구속영장에 기재됐다. 한 전 총리는 지난 19일과 22일 특검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문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말해,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한 전 총리는 곧 귀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