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ㆍ김상혁ㆍ신정환 공통점… ‘+거짓말’ 땐 컴백 없이 훅~
# 거짓말 7.3년+α
가장 긴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는 ‘거짓말을 했을 때’다. 같은 사건을 저질러도 대처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보태지면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가수 유승준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입대를 3개월 앞두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령을 받아 현재까지 입국금지 상태다. 당시 그는 “당당히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해왔던 터라 그의 거짓말에 배신감을 느낀 팬들은 차갑게 등을 돌렸다.
이후 1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중의 얼어붙은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몇 차례 국내 언론에 소개되고 중국 영화를 통해 얼굴을 비쳤지만 대중은 요지부동이다. 그의 컴백이 언제쯤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그룹 클릭비 출신 김상혁도 거짓말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대표적 인물이다. 2005년 음주뺑소니 사건으로 입건된 김상혁은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희대의 거짓말로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이후 몇 차례 컴백을 시도했으나 정상궤도를 찾지 못한 김상혁은 8년째 표류 중이다.
이외에도 가수 겸 방송인 신정환은 2010년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불거졌을 당시 “뎅기열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당시 대중은 도박죄보다 치료를 받는 사진까지 첨부한 그의 대담한 거짓말에 기함했다. 신정환 역시 3년이 넘도록 복귀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 마약 2년7개월
하지만 근래 들어 마약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복귀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2006년 물의를 일으킨 가수 전인권은 3년의 공백을 가졌고 2009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붙잡힌 주지훈 또한 군복무를 마친 후 3년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2010년 12월 구속된 배우 김성민은 1년1개월 만에 영화로 복귀했고 오광록은 불과 8개월 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대마초를 피웠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경우 자숙기간 없이 활동을 이어갔다.
# 폭행 2년1개월
폭행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또한 차갑다.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톱MC로 활동하던 방송인 이혁재는 2010년 술집 종업원 폭행 사건에 휘말려 23개월 동안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지 못했다.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과 <동이>를 통해 전성기를 맞은 배우 최철호 역시 2010년 7월 술에 취한 채 폭력을 휘둘러 1년9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 당시 최철호는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가 CCTV 조사 결과 혐의가 드러나 원성을 사기도 했다. 2008년 노인 폭행 혐의를 받던 배우 최민수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1년7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다. 또한 2009년 9월 폭행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입건된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은 군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팀으로 돌아왔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폭행은 도박이나 약물에 비해 상대방의 피해가 명확한 사건이다. 때문에 대중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연예인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그래서 실제 법원에서 받는 처벌에 비해 ‘여론 재판’에서 더 큰 짐을 지곤 한다”고 분석했다.
# 학력위조 7.4개월
최근 스타 강사 김미경을 비롯해 방송인 김미화와 배우 김혜수 등이 석사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 중 김미경과 김미화는 자신의 잘못을 일견 수긍하며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2008년 연예인들의 대대적인 학력위조 파문이 일며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됐었다. 당시 배우 최수종과 윤석화는 각각 8개월과 15개월 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작곡가 주영훈 역시 9개월간 연예계를 떠났다. 반면 최화정은 기존 프로그램 진행을 고수했고 배우 장미희 또한 5개월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사실 학력은 연예 활동과 직접적 연관이 없기 때문에 대중들도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봐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중을 기만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 음주운전 6.2개월
하지만 음주운전의 경우 자숙 기간이 길지 않다. 김용준 여욱환 전태수 등이 약 1년간 연예 활동을 접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자숙 기간이 없거나 5개월 이내였다. 그만큼 음주운전 사건이 잦아 대중이 느끼는 심각성조차 줄어든 셈이다. 이 관계자는 “음주 뺑소니의 경우 공백이 길지만 단순 음주운전의 경우 곧바로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들의 행태도 문제지만 뉘우침의 시간을 갖지 않은 연예인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대중의 자세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