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 문제는 모자(母子)간 성관계를 비롯한 파격적인 설정과 장면 등이었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영등위 위원장에게 호소의 편지까지 발송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장면 약 1분 14초가량을 삭제한 뒤 재편집해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영등위는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다. 돌고 돌아도 결국은 제자리다. 영등위는 “영상 표현에 있어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표현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고 등급 분류 이유를 밝혔다.
지난 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종료상을 수상한 뒤 내놓은 차기작 <뫼비우스>는 전세계 영화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는 제한상영관이 없는 터라 제한상영가는 곧 국내 개봉 불가를 의미한다.
한 달 뒤 재심의를 신청할 순 있지만 김기덕 감독이 재심의를 신청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기덕 감독은 이미 영등위 결정이 바뀌지 않으면 국내 상영은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영등위의 이번 결정을 통해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한국 영화계는 또 한 차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거센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