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 움직이는 ‘386’ ‘팔닭회’를 아시나요

[일요신문] 박근혜 정부에서 ‘386’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만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기존 ‘386’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인다. 박근혜 정부의 386이란 1930년대에 태어나 8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1960년대 박정희 정권에서 촉망받던 인사들을 지칭한다.

‘386’은 처음엔 7인회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입성한 것을 비꼬는 의미가 컸다.

처음에는 박 대통령을 오랜 기간 뒤에서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 원로 모임 ‘7인회’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 이어 청와대에 입성한 것을 비꼬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최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세금 관련 이슈를 이석기 내란음모 수사로 전세를 역전시킨 노련한 국정 운영의 핵심 세력이라는, 여권 입장에서 다소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7인회로 거론되지는 않지만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삐거덕거리는 당·정·청 관계에 울타리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하며 10월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팔닭회’ 역시 꾸준히 주목받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세력으로 알려졌다. 팔닭회는 국회 내 새누리당 보좌관 가운데 88학번 닭띠 모임이라고 한다. 이들이 정치권의 수많은 동기동창 모임에 비해 주목을 받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이정현 홍보수석의 보좌관 출신으로 함께 홍보수석실에 배속된 음종환 행정관, 3·1절 기념사 초안을 만든 연설비서관실 산하 최진웅 선임행정관 등이 핵심 멤버로 활약하는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10명 내외로 알려진 팔닭회 멤버들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실무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부정기적으로 만난다는 후문이다.

최근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좌관들 간 친목 모임을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새누리당 한 보좌관은 “4명 이상 모이지 않고 가급적 여의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정기국회 일정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안에서 보좌관 모임까지 언론에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