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 -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에는 2003년 1월1일에도 아침부터 이 마을 곳곳에서 조상께 차례상으로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고 어른들께 세배하는 설 분위기로 분주했다. 한양 조씨 병참공파 후손들이 3백70여 년을 집성촌을 이뤄 살아가는 이곳은 80년을 넘게 양력설을 쇠고 있다. 주실마을의 한양 조씨 후손들은 정성스런 차례상을 차리고 이웃 간의 덕담과 미처 찾아오지 못한 후손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 마을 60~70대 후손들이 중심이 돼 한국전쟁 이후 끊어졌던 팔목놀이 등 주실마을의 전통놀이를 기억을 더듬어 재연하는 ‘민속놀이 대축제’를 마련해 양력설 문화를 새롭게 다지기도 했다. 민족시인 청록파 지훈 조동탁 시인의 아버지였던 조헌영 선생은 신간회 중앙회 검사위원을 맡아 활동하면서 양력과세로 마을 설 문화를 개혁해 지금까지 80년을 넘게 이어오고 있다.
마을 주민 조동걸씨는 “양력설을 쇠는 것은 서울이나 해외로 유학하던 자식들을 위한 조치였다”며 “이들이 방학을 맞아 고향을 모두 찾았을 때 함께 설을 보내기 위해 양력설로 바꾼 것으로 개화에 일찍이 눈을 뜬 것”이라 했다. [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