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74’ 찍는 슬픈 현실
정의구현사제단은 1974년 지학순 주교 구속 사건을 계기로 결성됐다. 사진은 출감하는 지학순 주교의 모습으로 오른쪽에 마중 나온 김수환 추기경도 보인다. 사진제공=평화방송
정의구현사제단은 인권회복, 민주화, 사회정의 실천이라는 목표 아래 양심수 석방 및 지원,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행정협정 개정 등의 사업을 지속해왔다. 1970년대 유신정권으로 인한 열악한 민주주의의 뒤안길과 2010년 용산참사의 현장까지, 정의구현사제단은 언제나 그곳을 지키며 국민의 뒤에 있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70~80년대 군부 독재 하에서 시국 기도회 등을 통해 박정희 정권의 탄압과 폭압 정치를 고발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독재에 저항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1982년 미 문화원 방화사건 때 운동권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송기인 신부와 당시 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며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1987년 정의구현사제단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축소·조작 및 은폐 사실을 폭로하여 전두환 정권의 비도덕성과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 6월 항쟁의 기폭제를 마련했다.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인국 신부가 2008년 4월 특검수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정의구현사제단은 유신 독재와 5공 시절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사회문제 참여를 두고 정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날선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주교구의 발언만으로 정의구현사제단 전체를 ‘종북’이라고 지칭하며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려는 현재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