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데뷔해 전세계 영화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닐 블록캠프 감독의 차기작은 바로 <엘리시움>이다. 미래 세계를 그린 SF 영화라는 점, 특수한 환경의 공간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엘리시움>은 <디스트릭트9>과 닮아 있다. 차이점이라면 ‘디스트릭트9’이 인간의 통제를 받는 외계인 수용구역이라면 ‘엘리시움’은 오염된 지구를 떠난 ‘우주천국’으로 상위 1%의 사람들만 살 수 있는 공간이다. 가장 하층민을 위한 공간과 가장 상층민을 위한 공간이라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두 공간 모두 평범한 일반인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선 유사점도 있다.
이 영화의 홍보사에 따르면 ‘21세기 가장 창의적인 감독’인 닐 블롬캠프 감독은 ‘엘리시움’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내며 거듭되는 빈익빈 부익부가 가져올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다. 기초적인 치료조차 받을 수 없는 지구인에 비해 엘리시움 시민들은 간단한 방법으로 순식간에 그 어떤 질병도 치료할 수 있는 만능 치료기계를 집집마다 갖추고 있다. 질병 치료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며 이는 빈부의 차이를 넘어서는 절박한 사안이다. 5일 뒤 죽게 되는 시한부 운명이 된 맥스 드 코스타(맷 데이먼 분)가 엘리시움에 가려는 이유 역시 살기 위해서다.
요즘 영화는 기술적으로는 그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 만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컴퓨터 그래픽(CG)을 활용하면 만들어내지 못한 이미지란 없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스크린에 구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기술적인 발전을 이야기의 독창성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80~90년대에 제작된 상당히 허접한 CG로 구현된 SF 영화가 더 재밌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엘리시움>은 분명한 가치를 가진다.
극심한 빈부의 격차, 소수의 주인공에 의한 혁명 등의 이야기 구도는 다소 진부하지만 ‘엘리시움’이라는 공간에 대한 독창적인 발상, 시한부 삶을 살며 절박한 지경에 내몰린 맥스와 쿠데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자 않는 로데스 델라코트(조디 포스터 분)가 맞물려 가는 이야기 구도 등은 상당히 창의적이다. 오랜만에 창의적인 발상과 내용의 SF 영화를 만난다는 점은 분명 영화팬들 입장에선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2013년 8월 국내개봉작. 러닝타임은 109 분.
@ 줄거리
영화는 철저히 맥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조디 포스터의 비중은 예상 외로 적은 편이며 크루거 역할의 샬토 코플리의 비중도 그리 크진 않다.
배경은 2154년의 지구다. 어린 시절부터 돈을 벌어 엘리시움에 가고 싶었던 맥스는 절도를 통해 그 꿈을 이루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차량 절도범으로 몇 차례 감옥신세를 진 맥스는 이제 평범한 공장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주위에서 다시 한 번 차량 절도를 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하지만 맥스는 이제 평범한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 엘리시움에 가는 꿈 역시 지워버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장에서의 사고였다. 열악한 근로 여건의 공장에서 치명적인 사고를 당해 방사능에 노출된 맥스는 5일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초강력 진통제로 그나마 5일 동안은 정상 생활이 가능해진 맥스는 살기 위해 다시 엘리시움을 꿈꾸게 된다. 이제 그에게 엘리시움은 동경의 대상이 아닌 시한부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한 절박함의 대상이 됐다.
불법으로 엘리시움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자를 찾아간 맥스는 엘리시움 시민 한 명을 납치해 그의 뇌 속에 있는 중요한 데이터를 훔쳐오면 엘리시움에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어렵게 맥스의 뇌로 다운로드 된 데이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본래 맥스는 그의 뇌 안에 들어 있는 각종 금융 정보 등 돈 되는 정보를 얻어오면 됐다. 그렇지만 맥스의 뇌에 다운로드 된 데이터는 엘리시움 국방장관인 로데스 델라코트가 시도하는 쿠데타를 위한 필수 정보였다. 단지 엘리시움에 가서 치료를 받으려 했을 뿐인 맥스는 이로 인해 더 큰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 배틀M이 추천 ‘초이스 기준’ : 독창적인 SF를 원하고, <디스트릭트9>을 재밌게 봤다면 클릭
독창적인 영화를 즐기고 SF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닐 블롬캠프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 9>을 재밌게 본 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하는데 <디스트릭트9>보다는 재미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영화팬들도 있다.
다만 SF 영화치고는 볼거리가 많은 영화는 아니고 블록버스터로 구분하기에도 애매하다. 영화 자체가 다소 우울한 분위기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오락 영화로서의 SF 영화와는 차이점이 분명한 셈이다.
맷 데이먼 팬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지만 그가 머리를 빡빡 밀고, 후줄근한 모양새로 출연해 아쉬웠다는 팬들도 있다. 또한 조디 포스터는 생각만큼 비중이 많지 않아 그를 보려고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다소 후회할 수도 있다.
@ 배틀M 추천 ‘다운로드 가격’ : 4000원
인터넷 다운로드나 케이블 TV 또는 IPTV의 VOD 서비스로 유료결제하고 관람해도 크게 후회할 영화는 아니다. 다만 모든 계층의 영화팬이 열광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 평균적인 극장 개봉 영화 제휴콘텐츠 가격인 4000원으로 책정했다. 스케일이 큰 SF 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관람해야 제 맛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엘리시움>은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SF 영화는 아닌 터라 TV로 즐기기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