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무려 49세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강신성일과 배슬기가 출연해 개봉 전부터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은 영화 <야관문:욕망의 꽃>이 지난 11월에 극장 개봉했다. 러닝타임은 95분.
이 영화는 '노출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홍보 때문에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과 각종 TV의 VOD 서비스에서 각광을 받았지만 실제 이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하나같이 ‘야한 영화로 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그나마 졸릴 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배슬기의 노출 장면이 화제가 됐지만 이 또한 배슬기가 자신이 아닌 대역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야관문>은 에로틱 미스터리 스릴러다. 배슬기의 은밀한 성적 유혹, 배슬기에 대한 강신성일의 성적 욕구, 그리고 야관문이라는 약제 등은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하게 쓰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혹만 넘칠 뿐 성적 접촉은 없다. 따라서 결코 야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삼류잡지 <이슈주간>의 오 기자(유태웅 분)가 종섭(신성일 분)의 장례식장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말기 대장암 환자가 자살한 까닭은 무엇일까, 또 그가 미모의 간병인에게 거액의 재산을 남긴 까닭은 무엇일까. 오 기자는 이들의 사연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아들 정환을 홀로 키운 종섭은 아들까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크게 상심한다. 게다가 곧이어 대장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종섭의 일상은 간병인으로 연화(배슬기)를 집으로 들인 뒤 조금씩 달라진다. 연화에게 매섭게 대하던 종섭은 서서히 연화의 유혹에 빠져들고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성적 욕망에 힘겨워 한다. 그리고 서서히 종섭과 연화 사이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이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한다.
중반부까지 영화는 매우 흥미진진하다. 도대체 종섭과 연화 사이에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는지에 서서히 몰입되기 때문이다. 에로틱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서 초반부의 이런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분명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연화에게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매섭게 굴던 종섭이 점차 연화에게 친절해지고 결국 연화의 몸까지 탐하게 되는 과정이 다소 억지스럽게 보일 수 있다. 이는 종섭의 욕망이 더 살고 싶다는 생존 욕구에서 연희에 대한 성적 욕구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의 이유는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에서 모두 설명이 된다.
결정적인 한계는 이들의 비밀에 있다. 영화의 반전에 해당되는 이들의 비밀은 초반부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무색케 할 만큼 빈약하다. 뭔가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초반부를 보며 큰 기대를 갖게 되지만 후반부에 비로소 드러나는 비밀은 오히려 영화를 그저 그런 통속극으로 만들고 말았다.
@ 베드신 / 노출 정보
#첫 노출신 (30초가량. 가슴과 뒤태 노출. 대역)
영화에는 배슬기가 묘하게 강신성일을 유혹하는 장면들이 여러 컷 들어가 있고 가슴골 등이 조금씩 노출되곤 하지만 수위는 매우 낮다. 본격적인 첫 번째 노출신은 배슬기가 홀로 샤워를 하고 침실에 있는 강신성일이 배슬기가 샤워하는 물소리를 듣는 장면이다.
베드신이 아닌 샤워 신이지만 노출 수위는 다소 높다. 배슬기의 전라 뒤태가 나오고 옆모습에서 살짝 가슴도 노출된다. 그렇지만 배슬기의 얼굴과 신체 노출이 연결된 장면은 없다. 대역 의혹이 불거질 여지가 있는 장면인데 배슬기가 직접 대역임을 밝힌 만큼 이 장면의 노출은 배슬기가 아닌 대역 여배우다.
#2번째 노출신(43초가량. 노출 전무)
영화 스틸 사진으로 공개돼 배슬기의 파격 노출을 상상케 하는 옷 갈아입는 장면이다. 노출 수위는 배슬기가 속옷만 입고 있는 수준이다. 신체 특정 부위가 노출된 장면은 모두 대역임을 감안하면 이 장면이 배슬기가 직접 연기한 장면 가운데 가장 노출 수위가 높은 장면이지만, 사실 뭐 노출이라고 표현할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는 장면이다.
영화의 흐름상 왜 이 장면이 들어가 있는지가 더 의문이다.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 강신성일이 자신의 방문 앞까지 온 것을 안 배슬기는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옷을 벗는 장면이라 다음 장면이 기대됐지만 문을 열고 나온 배슬기는 그냥 옷만 갈아입었을 뿐이다. 결국 배슬기의 최대 노출은 노출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장면, 그것도 영화의 흐름상 딱히 필요도 없는 장면에서 이뤄졌다. 다만 이 장면의 스틸 사진은 영화 <야관문>이 마치 야한 영화인 것처럼 홍보하는 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됐다.
#3번째 노출신(17초가량, 뒤태 노출. 대역)
또 다시 샤워 장면이다. 이번엔 바로 옆 욕조에 강신성일이 있다. 그렇지만 둘 사이의 성적 접촉은 없다. 다만 보다 강렬하게 배슬기가 강신성일을 유혹하는 장면으로서의 활용도는 분명히 있다. 다만 이번에도 배슬기의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역시 대역이다.
#1번째 베드신(2분 23초가량, 가슴과 뒤태 노출. 대역)
영화 후반부에 드디어 베드신이 나온다. 배슬기의 베드신 파트너는 강신성일이 아닌 유태웅이다. 무려 49세의 나이 차를 보이는 강신성일과 배슬기의 베드신은 영화 중반부에 한 번 나오는데 강신성일이 배슬기를 덮치려다 실패하는 장면이다. 옷조차 벗지 않아 노출 신으로 분류할 필요도 없다.
반면 유태웅과의 베드신은 상당히 길다. 이 장면 역시 왜 영화에서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 베드신이 끝난 뒤 배슬기와 유태웅 사이의 숨겨진 첫 만남이 반전처럼 등장하는데 그 비밀을 알고 나면 더더욱 배슬기가 유태웅과 잠자리를 가진 이유가 모호해진다. 분명 배슬기에게 유태웅은 흔쾌히 자신의 몸을 내줄 만큼 호감 있는 대상이 아니다. 아무래도 영화에서 한 번쯤은 베드신이 필요한데 강신성일과 배슬기의 베드신은 너무 파격적일 수 있는 데다 영화 내용상으로도 둘은 절대 성관계를 가지면 안 되는 관계다. 그러다 보니 유일한 또 한 명의 남자 출연진인 유태웅이 그 역할을 대신 소화해준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베드신 도중 배슬기가 이미 죽은 강신성일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상상 속 강신성일은 정사 중인 배슬기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이것이 이 베드신의 존재 이유로 보이지만, 꼭 필요한 장면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베드신의 노출 수위는 가슴과 뒤태 등이 나오는 정도지만 역시 배슬기가 아닌 대역 배우다. 노출 수위부터 체위까지 모두 평범하다.
@ 에로 지수 : 10
영화 <야관문>의 장르는 에로틱 미스터리 스릴러인 것은 분명하다. 배슬기가 끊임없이 강신성일을 유혹하는데 이런 성적 유혹과 이로 인해 배가되는 강신성일의 성욕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지만 이런 유혹은 성관계가 목적이 아니다. 그런 만큼 성관계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야 이 영화가 추구하는 에로틱 스릴러가 완성될 수 있다. 배슬기와 유태웅의 베드신이 오히려 이 영화가 추구하는 에로틱 스릴러의 완성도를 크게 떨어트린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결과적으로 에로틱 스릴러지만 야하면 안 된다는 게 이 영화의 핵심 요소다. 따라서 절대 야한 영화가 아니다. 배슬기의 노출이 중간중간 나오지만 모두 대역이다. 배슬기가 노출까지 감행하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얘기. 결국 매우 야한 영화로 홍보돼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엔 성공했지만 실제 이 영화는 전혀 야하지 않은, 에로 지수도 10에 불과한 영화다. 그나마 에로지수를 0이 아닌 10으로 정한 까닭은 배슬기를 대신해 온몸으로 연기한 대역 배우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