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65)은 세계 지도자 중 ‘친족 정책’을 가장 훌륭하게(?) 실행하고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힐 정도로 ‘측근 관리’가 매우 뛰어나다. 1979년 권좌에 오른 후 2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권력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런 족벌 체제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이라크 정부의 모든 요직에는 그의 일가 친척이 포진하고 있으며, 그의 두 아들인 우다이(39)와 쿠사이(36)는 후세인 자신도 경계할 정도로 점차 실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만일 후세인이 이번에도 기적적으로 목숨을 유지하게 될 경우 가장 유력한 그의 후계자는 차남인 쿠사이가 된다. 아버지나 형과 달리 매우 냉철하고 치밀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 쿠사이는 이라크 최정예 군대인 공화국 수비대를 지휘하고 있으며, 특수보안군과 폭동진압부대 등 이라크의 군과 정보기관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렇듯 후세인으로부터 군 통수권을 상당수 물려받은 쿠사이는 권력의 핵심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형과는 사뭇 다른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라크 정권의 핵심인 6인 혁명위원회의 일원이라는 점도 그의 실세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반면 한때 후세인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장남 우다이는 사실상 쿠사이에 밀려 힘을 잃은 상태. 난폭한 성격과 기행으로 평소 후세인에게 미운털이 박혀 있었던 데다 불 같은 성미를 참지 못하고 아버지의 경호원을 사살하는 바람에 더욱 더 미움을 샀다. 게다가 지난 1996년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피격을 당한 뒤 한쪽 다리를 절게 되면서 동생과의 운명이 엇갈리게 되었다. 현재 그는 언론, 문화, 체육 등의 ‘주변 분야’만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후세인의 심복 역할을 하고 있는 주요 인물로는 사촌동생인 알리 하산 마지드가 있다. 지난 1998년 화학무기를 사용해 쿠르드족 수십만 명을 살해한 것을 계기로 ‘화학전 알리’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인물이다. 후세인의 죽마고우란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후세인에겐 오른팔과도 같으며, 90년 쿠웨이트 침공 당시에는 점령지 사령관을 지내기도 했다.
장남 우다이의 장인이자 후세인의 이복 동생인 바르잔 이브라힘 하산 티크리트 역시 후세인에겐 빼놓을 수 없는 측근이다.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도 한 그는 현재 이라크의 언론 담당 고문을 지내고 있으며, 대량살상무기 구매 프로그램을 체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세인의 부인은 현재 8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번째 부인인 사지다 하이라라와의 사이에는 우다이, 쿠사이 두 아들 외에 세 명의 딸을 더 두었으며, 두 번째 부인인 사미라 자반다르 사이에 아들 하나를 더 두고 있다.
사지다는 ‘숨은 권력자’로 통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는 인물. 한때 후세인을 간접 비판한 한 여성 앵커를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등 성격 또한 포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지다는 후세인의 외삼촌 딸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후세인과는 친척간이며, 학교 교사 출신이다.
지난 68년 장인이자 외삼촌인 아메드 하산 일 바크르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던 후세인은 장인에게 독약을 먹여 건강을 악화시킨 후 마침내 11년 뒤 자신이 실권을 장악한 바 있다.
둘째 부인인 사미라는 80년대 이라크항공 간부의 부인이었으며, 사지다와는 앙숙 지간이다. 88년 우다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신하고 사미라를 제2 부인으로 택한 것에 격분, 다리를 놓아준 비서를 때려 죽인 바 있다.
세 번째 부인인 니다르 아르하무다니는 전직 무용수 출신으로 뛰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미인형이며, 베일에 가려져 있는 네 번째 부인인 이안(27)은 독일계 혼혈이며, 군비산업부의 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후세인의 사위인 후세인 카메르와 사담 카메르 하산은 후세인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비운의 주인공들. 각각 군비장관과 대통령 근위대장이었던 이들은 후세인을 배반하고 요르단으로 달아났다가 곧 이를 후회하고 다시 이라크로 돌아왔으며, 정확히 이틀 후 장인의 명령으로 일가족이 모두 몰살되는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후세인은 심지어 자신의 손자 손녀인 알리(10)와 아마드(5)조차 카메르라는 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가차없이 살해하고 말았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world@ilyo.co.kr
대통령실 압수수색 나선 경찰, 경호처에 막혀 진입 실패
온라인 기사 ( 2024.12.12 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