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와 죽여야 하는 자, 그리고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영화로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 막히는 24시간을 그리고 있다.
특히 주인공 정조 역할로 현빈이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된 작품이다. 현빈이 군 복무를 마친 뒤 컴백작으로 선택한 영화이기도 하다.
사도세자의 아들로 개혁을 꿈꾸던 왕이었던 데다 홍국영, 정약용, 신윤복 등이 정조 시대에 살았던 터라 정조가 등장하는 영화와 드라마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당연히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와 인기 배우들이 정조 역할을 맡았다.
80~90년대 대표적인 ‘정조’로는 영화 <영원한 제국>의 안성기,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파문> 김용건, 드라마 <왕도> 강석우 등이 손꼽힌다. 국민배우 안성기를 필두로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정조 역할을 소화한 것.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더욱 많은 ‘정조’가 드라마에 등장했다. 아무래도 정조의 본명인 이산을 드라마 제목으로 내세운 드라마 <이산>의 이서진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드라마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 김상중, 드라마 <한성별곡-正> 안내상,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배수빈 등이 정조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더욱 눈길을 끄는 배우는 조성하다. 2010년 한 해 동안 두 편의 드라마에서 각각 정조의 역할을 소화한 것. 드라마 <거상 김만적> 마지막 회에서 정조 역할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조성하는 <성균관스캔들>에선 보다 비중 있는 정조 역할을 소화했다.
이서진을 비롯해 김상중 안내상 배수빈, 조성하 등은 하나 같인 연기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배우들이다. 그만큼 정조 역할은 연기력이 입증된 스타급 배우들에게만 허락된 왕좌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 왕좌의 새로운 주인이 바로 현빈이 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