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포 영화인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 영문 제목은 <Insidious: Chapter 2>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인시디어스>의 속편이다. 러닝타임은 106분. 지난해 12월에 개봉해 <변호인> 열풍 속에 나름 성공적인 흥행 성적을 올렸다. 'insidious'는 ‘서서히 퍼지는’ ‘은밀히 퍼지는’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처음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부분은 혼란이었다. 초반부에서 스토리가 너무 갑자기 튀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 너무나 불친절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는 1986년 램버트의 집에서 시작된다. 엘리스라는 젊은 여성이 램버트의 집을 방문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그 집엔 이미 또 다른 남자가 엘리스을 기다리고 있다. 엘리스와 이 남성은 귀신을 쫓는 이들이다. 우리 개념으로 ‘퇴마사’ 정도 되지 않나 싶은데 주문이나 부적 등이 아닌 과학적인 기기와 최면술 등 심리 치료 기법으로 귀신을 상대한다.
이들이 램버트의 집을 찾은 이유는 그 집 어린 아들에게 뭔가 이상 징후가 거듭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린 아들에게 귀신이 붙어 있거나 집 자체에 귀신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겨 전문가들을 초대한 것. 엘리스는 최면술 등을 활용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어린 아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집에 숨겨진 엄청나게 사악한 기운을 느낀 엘리스는 램버트 가 아들의 돌발 행동에 깜짝 놀란다.
램버트 가 어린 아들의 돌발 행동과 이에 놀라는 엘리스의 10분여의 초반부가 끝난 뒤 오프닝 크레딧이 시작된다. 오프닝 크레딧 이후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데 이번엔 시점이 현재다. 도대체 왜 처음 10분 동안 1986년 램버트의 집에서 벌어진 일을 먼저 보여준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도 없다. 너무 불친절한 초반부다.
그렇지만 영화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단 한 장면도 버릴 것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런 설명 없이 불친절하게 등장한 오프닝 크레딧 이전 10분여의 장면이 영화 막판에 이르면 엄청나게 중요해진다. 처음 10분뿐 아니라 이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은 모두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무의미하게 지나간 것 같은 장면들이 나중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장면 한 장면을 모두 집중해서 관람해야 한다는 게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다.
불친절한 오프닝, 무서울 듯 무서울 듯 폼만 잡을 뿐 그다지 무섭지 않은 초·중반부를 잘 넘기면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에 깊이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기자 개인적인 느낌은 굉장히 오랜만에 접한 구성이 빼어나고 대본이 탄탄한 영화였다.
@ 줄거리
오프닝 크레딧 이전의 10분의 스토리는 이미 밝힌 만큼 본격적인 영화의 시작인 오프닝 크레딧 이후의 줄거리만 소개한다.
오프닝 크레딧이 끝난 뒤 영화는 달튼의 엄마 르네가 경찰 조사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르네의 아들 달튼은 오랜 시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병원에서도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자 달튼의 부모는 귀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그들의 의식을 통해 달튼의 아빠 조쉬가 유체이탈을 시도해 영혼의 세계로 들어가 달튼을 구해온다.
문제는 이런 의식을 통해 달튼은 잠에서 깨어났지만 귀신 전문가 엘리스는 사망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조쉬를 엘리스 살해범으로 지목하지만 감식 결과는 조쉬가 범인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달튼이 깨어난 뒤 이들 가족은 조쉬의 어머니 집으로 이사하지만 기이한 일은 계속 일어난다. 그리고 그런 이상한 일들은 점차 르네를 공격하는 양상을 띄기 시작한다.
경찰 수사를 통해 조쉬는 혐의를 벗었지만 거듭되는 기이한 일들로 인해 오히려 르네는 남편 조쉬에게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감춰져 있던 엄청난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 배틀M이 추천 ‘초이스 기준’ : 각종 효과보다 스토리가 탄탄한 공포 영화를 원하면 클릭
공포영화의 공통점은 단연 각종 효과다. 일본 공포 영화에는 음습한 기운을 바탕으로 무시무시한 이미지의 귀신이 자주 등장하는 시청각 효과가 탁월하며 한국 공포영화는 다양한 소리를 통해 공포감을 배가시키는 청각적인 효과가 탁월하다. 미국의 경우 확실한 볼거리가 강점이다.
물론 진정한 공포감은 이런 다양한 효과가 아닌 탄탄한 스토리에서 나온다. 스토리만 탄탄하면 영화 내내 귀신이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을지라도 충분히 무서울 수 있다. <인시디어스 : 두 번째 집>이 바로 그런 영화다. 각종 효과가 두드러진 영화는 아닌 터라 공포영화로서는 아쉽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영화 막판에 드러나는 대단한 반전의 매력이 이런 아쉬움을 모두 날려 버린다.
@ 배틀M 추천 ‘다운로드 가격’ : 3000원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은 분명 공포영화의 장점을 고루 갖춘 영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다운로드 추천가격 책정이 가능한 영화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그 이면에 감춰져 있다.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게 바로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의 또 다른 매력이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반전, 별 의미 없어 보이 영화 속 장면과 캐릭터가 결말에 이르러 거대한 반전으로 딱 맞아 떨어지는 영화를 선호한다면 3000원 정도는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