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평발’로… 무릎까지 ‘삐걱’
나이가 들면 누구나 몸 구석구석에 변화를 느끼게 마련. 이 가운데 가장 민감하게 노화를 느끼는 부위라고 하면 아마 얼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주름살은 얼마나 생겼는지, 또 피부는 얼마나 탄력을 잃었는지 등의 변화를 통해 노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얼굴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위가 있으니, 바로 신체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발’이 그렇다. 60세 이상의 약 80%가 발 부위의 불편과 통증을 호소한다는 점은 발과 노화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발바닥 아치가 낮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발이 옆으로 넓어진다. 이는 오목하게 파인 발바닥 아치의 높이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바닥 아치가 낮아지는 주된 이유는 후경골건병증 때문이다. 이는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는 힘줄이 퇴화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BMI 헬스케어의 정형외과 컨설턴트인 흐트베 자브 전문의는 “나이가 들면서 힘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아치가 편평해지기 시작한다. 이런 증상은 대개 50대와 60대부터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한 리즈 인스티튜트의 앤서니 레드몬드 교수는 “아치가 무너지는 증상은 골관절염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라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발과 다리의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발 모양이 변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노화로 인해 평발이 된 경우, 혹은 선천적으로 평발인 경우에는 근육과 인대에 압력이 가해져 걸을 때마다 다리와 발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평발인 사람은 무릎 관절염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 어떻게 할까?
- 걸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급적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 신발 안에 평발 보조기(깔창)를 넣어서 신는다.
# 발뒤꿈치가 갈라진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폐경을 겪으면서 더욱 건조해진다. 피부가 가장 심하게 건조해지는 부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발뒤꿈치다. 이런 경우에는 피부가 갈라지면서 화끈거리기도 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세균에 감염될 위험도 높아진다.
퀸 엘리자베스 병원의 사자드 라히파 피부과 컨설턴트 전문의는 “노화가 진행되면 하체 부위의 피지샘 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 어떻게 할까?
- 얼굴에 수분을 보충하는 것처럼 발에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한다.
- 특히 락틱 애시드(젖산에서 추출한 각질 제거 성분)를 함유한 각질 제거 크림이 좋다.
- 각질 제거 크림을 바르면 피부의 각질은 제거되고 수분은 보충된다.
# 균형 감각이 떨어진다
발목에는 신체 균형 감각을 조절하는 수용체가 있다. 근육과 관절에 있는 특별한 감각기관인 ‘고유 수용기’는 발의 공간 감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수용기의 기능은 저하되기 마련. 때문에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쉽게 넘어지게 되고, 또 자주 넘어지게 된다. 새미 마고 물리 치료사는 “때문에 여성들의 경우 50~55세 무렵이 되면 점차 하이힐을 신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 어떻게 할까?
- 균형 감각을 발달시키는 재활 운동을 한다.
- 가령 이를 닦으면서 한발로 서있기와 같은 방법이 있다.
-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다음에는 눈을 감고 한 발로 서있기에 도전해본다.
# 발톱이 단단해진다
노화가 진행되면 발톱이 자라는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이는 혈액 순환의 저하 때문이다.
또한 꽉 끼는 신발을 장기간 신을 경우에는 발톱이 두꺼워진다. 이와 관련, 마이클 오닐 발 건강 전문가는 “이는 외상에 대한 신체의 보호 메커니즘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발톱이 단단해지기 때문에 발톱을 깎는 게 점차 힘들어지게 된다.
조갑구만증(손발톱 굽음증)에 시달리는 노인들도 많다. 조갑구만증이란 발톱이 마치 양의 뿔처럼 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 보기에도 흉할 뿐만 아니라 발톱이 신발에 눌릴 경우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 어떻게 할까?
- 두껍고 단단한 발톱을 깎을 때에는 가위보다는 네일 파일과 손톱깎기를 사용한다.
- 발톱을 깎기 전에는 먼저 깨끗이 목욕을 한다.
- 직접 깎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깎아 달라고 부탁한다.
- 심한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가 전동식 파일로 발톱을 다듬도록 한다.
# 중족부(중간발)에 통증이 있다
영국 킬대학교의 연구진들에 따르면, 영국의 50대 이상의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은 발의 중간 부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족부에 나타나는 증상들로는 관절염, 연골 손상, 붓기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발에 통증이 느껴지고 뻣뻣해지면서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 때로는 발등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레드몬드 교수는 “증상이 심해지면 발등 부위에 골관절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부위의 통증은 선천적으로 이 부위가 약하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혹은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에 나타난다. 달리기 선수들이 이 부위에 통증을 잘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어떻게 할까?
- 발의 압박을 줄이기 위해서는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가장 좋다.
-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몸무게를 줄인다.
# 상처와 궤양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발에 상처와 궤양이 잘 생긴다. 만일 상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에는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렇게 발에 상처가 잘 생기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40대 이상에서 잘 나타나는 제2형 당뇨 때문이다. 당뇨가 있는 경우 체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 인슐린 기능 저하로 혈관 내의 당분이 세포로 잘 운반되지 않고, 그 결과 신경계의 모세혈관에 손상이 오게 된다.
닐 베이커 당뇨 전문가는 “땀샘 분비를 관장하는 모세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피부가 건조해지게 된다. 그리고 피부가 건조해지면 발이 쉽게 갈라지면서 감염이 잘되는 한편, 궤양이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감각 기능이 손실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상처가 생겨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작은 상처가 더 악화되거나 궤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당뇨의 또 다른 문제로는 혈액 순환 저하가 있다. 이런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감염 부위의 신체를 절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맞게 된다.
☞ 어떻게 할까?
- 당뇨로 인해 발에 감각을 잃은 경우에는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 살에 상처가 나도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발톱은 직접 깎지 않도록 한다.
- 굳은살을 제거할 때에는 날카로운 도구보다는 손톱 다듬는 줄을 사용한다.
-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고,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 발바닥의 지방층이 얇아진다
어느 신체 부위든 피부 아래의 지방층은 나이가 들면 얇아지게 된다. 발바닥을 보호하는 지방층 역시 마찬가지다.
오닐은 “오래 서있으면 발바닥이 아픈데 이는 뼈와 관절을 보호하는 지방층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해 굳은살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65세 무렵에 지방층이 사라지며, 어떤 경우에는 50대부터 점차 지방층이 얇아지기도 한다.
☞ 어떻게 할까?
- 충격 흡수 신발을 신으면 어느 정도 발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 실리콘 깔창을 까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통증을 동반한 티눈이 생긴다
티눈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신발의 압박, 발바닥 지방층의 손실,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의 변화 등이 있다. 이런 경우 굳은살이 생기거나 티눈이 발생한다.
오닐은 “티눈은 주기적인 압박을 받는 관절 부위면 어디든 생길 수 있다. 특히 신발이나 지면을 누르는 발바닥 앞부분에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티눈은 신발의 압박을 받는 발등에도 잘 생긴다.
☞ 어떻게 할까?
- 풋 파일이나 금속형 각질 제거제를 사용해 굳은 피부를 부드럽게 다듬는다.
- 단, 구멍이 있는 돌멩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구멍 안에 끼어 있는 각질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노인들의 발 피부병
사마귀는 줄고 무좀은 심해진다
사마귀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특히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바닥에 생기는 사마귀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사자드 라히파 피부과 전문의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바이러스성 감염 확률은 줄어든다. 이유는 신체에 이미 면역력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곰팡이 감염에 의한 무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발톱 무좀도 마찬가지다. 이는 신체 노화에 따라 발톱이 약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혈액 순환 저하나 당뇨가 원인일 수도 있다. 당뇨 환자들의 경우에는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곰팡이균에 감염될 위험이 더 높아진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말을 신기 전에 반드시 발에 남아있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도록 한다. [주]
사마귀는 줄고 무좀은 심해진다
사마귀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특히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바닥에 생기는 사마귀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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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곰팡이 감염에 의한 무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발톱 무좀도 마찬가지다. 이는 신체 노화에 따라 발톱이 약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혈액 순환 저하나 당뇨가 원인일 수도 있다. 당뇨 환자들의 경우에는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곰팡이균에 감염될 위험이 더 높아진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말을 신기 전에 반드시 발에 남아있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도록 한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