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출신 여배우 울린 ‘흑인 변강쇠’도
그런 까닭에 소위 ‘백마’라 불리는 백인 여성들이 국내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은밀히 윤락업에도 종사한다. 앞선 두 회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번엔 반대로 외국인 남성들의 얘기다. 외국인 남성의 경우 백인 외에 흑인도 꽤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외국인 남성이 일하는 유흥업소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왜일까.
유흥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백인 접대여성과 남자 연예인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어렵게 백인, 흑인 남성들이 일하던 호스트바에 대한 정보도 접할 수 있었다. 비록 흔치는 않았지만 수년 전 강남의 몇몇 유명 호스트바에서 단골 VVIP 고객을 위해 외국인 호스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과거 유명 호스트바에서 상무로 일했던 한 유흥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요즘 들어 호빠(호스트바)가 급증했지만 정빠(정통 호스트바. 연예인급 호스트가 나오는 고급 업소)는 되레 줄고 있어요. 그저 그런 디빠(저렴한 호스트바)들이 주류를 이룬다. 과거 호빠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는 경쟁이 치열했죠. 호빠는 그 특성상 은밀히 장사를 해야 하는 터라 광고 등 겉으로 드러내 놓고 경쟁을 할 수는 없었어요. 철저히 입소문에 의존해야 했던 시절 몇몇 대형 호빠에서 외국인 남성 호스트를 준비한 거죠. 어느 가게에는 외국인 남자애들이 나오는데 단골들 룸에만 사전 예약 받아서 넣어 준다는 입소문이 나면 그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게 됐죠.”
이런 외국인 남성 호스트의 접대를 받을 수 있는 제한된 손님 가운데에는 유명 여자 연예인도 여럿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그런 술자리는 종종 2차로 이어지기도 하고, 한번 그 맛에 중독된 여자 연예인 가운데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해당 호스트바를 찾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외국인 호스트가 호스트바 업계에서 각광받았던 것은 매우 짧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유행처럼 번지며 6개월가량 인기를 끌었지만 금세 사라지기 시작해 어느새 외국인 호스트들은 국내 유흥업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우선 인력 공급이 매우 어려웠어요. 사실 룸살롱을 드나드는 남성 손님들보다 호스트바를 찾는 여성 손님들의 취향이 훨씬 까다로워요. 단순히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남성으로는 힘들다는 얘기죠. 외모와 몸매를 갖추고 매너도 좋은 외국인 남성을 찾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그런 최고급 호빠를 찾는 여성들은 단지 몸이 좋은 외국인으로 만족하지 못했어요. 재밌는 쇼도 보여줘야 하며 짓궂은 장난도 받아줄 수 있어야 되고 어느 정도는 대화도 통해야 했죠. 그냥 여기저기 주무르며 술 마시다 ‘2차’ 가서 욕구만 채우면 되는 룸살롱의 남성 손님과는 차원이 달랐죠. 결국 처음 한두 번 흥미 반 호기심 반으로 외국인 남성 호스트를 찾던 손님들이 더 이상 그들을 찾지 않으면서 수요가 사그라졌죠.”
물론 그들에게 푹 빠진, 다시 말해 중독된 손님들도 있기는 했다. 특히 여자 연예인 몇몇이 아주 열광적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중견 여배우로 분류해야 더 적합해 보이는 왕년의 스타 A는 거의 매일 호스트바를 찾았는데 아예 ‘긴 밤’으로 ‘2차’를 나가려고 매일 가게 영업이 끝나가는 시간대, 다시 말해 거의 아침 무렵 호스트바를 찾아 술을 마시곤 했다고 한다.
전설로 내려오는 ‘흑마’ 얘기도 접할 수 있었다. 논현동 소재의 텐프로에서 일하는 한 여성 접대부의 얘기다.
“이쪽에서 일하는 언니들한테 들었는데, 2000년대 중반 호스트바에서 일하던 흑인이 정말 엄청났다더군요. 탄탄한 몸매는 물론이고 완벽한 무기(?)에 엄청난 힘까지 갖췄다고 해요. 아무래도 이쪽에서 일하는 여자애들이 호빠를 자주 가는데 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전설로 남은 거죠. 단골 여자 연예인들도 여럿 있었다는데 특히 아역 배우 출신 여배우 B가 완전히 빠졌다고 해요. 그 흑인이 가게를 그만두고 출국하자 B도 슬럼프에 빠져 몇 년 동안 활동을 중단할 정도였대요.”
실제로 업계에서 그 흑인에 대한 소문은 여러 루트를 통해 확인됐다. 그가 업계를 떠난 뒤의 이야기를 두고도 다양한 루머가 나돌고 있었다. 가난한 의대생이었는데 한국에서 일하며 목돈을 벌고 귀국해 잘나가는 의사가 됐다느니, 마약 중독으로 지금 어느 국내 요양원에 있다느니, 심지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느니 하는 얘기까지 돌고 있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