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유죄 통합진보당의 미래

“RO 활동이 당 활동” “당원 일부 일탈일 뿐”

[일요신문] 지난 2월 17일, 수원지방법원 형사 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내란 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국정원의 공개수사가 시작된 지 174일 만의 일이며, 재판부 첫 공판 이후 130일 만의 일이다. 그동안 해당 사건의 공판만 45차례나 진행됐다.

이에 대해 여야 모두 환영 의사를 밝히는 한편, 통합진보당 측은 당일부터 청계천 광장 등 각지에서 농성을 시작하며 판결 부당 뜻을 분명히 했다. 통합진보당은 농성과 함께 이석기 석방 탄원서 쓰기 운동도 시작했다. 이석기 의원 측은 유죄 판결 직후 곧바로 항소했다.

이제 관심사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이다. 일단 이 의원의 유죄판결 다음날 열린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 변론에서 법무부 측은 “이석기 등 참고인 측의 RO(혁명조직) 활동이 통합진보당의 활동으로 봐야 한다”며 이 의원의 판결 결과를 정당해산 심판과 분명하게 연결 지었다. 앞서 재판부가 RO를 내란 주체로 인정한 만큼 법무부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재판부의 1심 판결이 정당 해산심판에도 적잖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이에 통합진보당 측은 “당원 일부의 일탈 행위일 수는 있어도 당 전체의 행동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역시 관건은 정당해산 요건으로 축약된다. 법무부 측의 참고인으로 변론에 참석한 장영수 고려대 법대 교수는 “대외적으로 공표된 목적에서는 위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당의 목적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활동이 그에 위배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요건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진보당 측의 참고인으로 변론에 참석한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사회적 필요가 있을 때만 정당을 해산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구체적 위험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