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기념관에 전시된 식기를 보면 대통령마다 차이가 뚜렷하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 무관 출신답게 군대 식판을 연상케 하는 사각형 식기와 곡선이 특이한 완두콩 모양의 찬그릇을 애용한다. 여기에 더해 육영수씨의 청초한 분위기가 반영된 풀잎 문양의 술병이 매일 식탁에 오른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전두환씨의 경우 화사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이는 이순자씨의 평소 스타일이 그릇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가 분홍빛 철쭉이 찍힌 사진을 직접 도자기 회사에 보내 ‘맞춤 제작’을 의뢰한 일화는 아직까지도 청와대 일각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다. 때문에 전씨의 식탁에는 알록달록 꽃무늬가 그려진 화려한 접시들이 사시사철 자리를 차지했다.
노태우씨의 식기는 전씨 내외와는 차별화를 선언한다. 김옥숙씨는 영부인 시절 그릇에 많은 애착을 보인 사람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식기를 고르는 데 있어 화려한 외형보다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제품을 선호했다고. 파란 무늬에 소박한 문양의 식기는 김씨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석]
온라인 기사 ( 2024.07.06 1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