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한가인 중 한 명 고르라면…”
김수현
김수현이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가 시작하던 시점으로 시계를 돌리면 김수현이 가져온 파급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별그대> 1회가 방송됐던 지난해 12월 18일 키이스트의 주당 가격은 1170원. 이날 시가총액이 약 80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별그대>가 방송되는 동안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하며 무려 1000억 원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김수현의 인기는 중국 대륙도 강타했다. 지난 3일 개막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김수현이 출연한 <별그대> 관련 발언이 나왔다. 지난 8일 중국 강소위성TV가 예능프로그램 <최강대뇌>에 출연하는 김수현을 ‘모시기’ 위해 쓴 비용은 6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0억 원이 넘는다. 그 중 절반이 김수현의 출연료였고 나머지 절반은 김수현이 탄 전세기와 600여 명 보디가드의 비용이었다. 분명 김수현은 현재 가장 몸값 비싼 한류스타다. 그런 그가 자신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직접 입을 열었다.
#<별그대> 출연, 김수현이 제안했나? 전지현이 제안했나?
거짓말 같은 캐스팅이 성사됐다. 14년간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지 않은 전지현과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김수현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관련 기사를 찾아봐도 누가 먼저 손을 내밀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영화 <도둑들>에 출연한 이후 전지현과 연락을 주고받고 지냈다. <별그대>의 출연 제안은 두 사람에게 동시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함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천송이 같은 여자, 이상형인가?
<별그대>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주인공 도민준과 천송이의 화학작용이었다. 시청자들은 도민준과 천송이로 치환된 김수현과 전지현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보며 울고 웃었다. 특히 천송이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도민준의 눈빛은 여심을 녹이기 충분했다. 과연 천송이, 혹은 전지현은 김수현의 이상형일까?
“대본 속 천송이의 대사들이나 행동을 보면 막 귀여워죽겠더라. 나도 그런 발랄한 여자친구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피곤하기도 할 것 같다. 그런 여자친구를 감당하려면 정말 성격과 능력이 도민준 같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그런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이상형 월드컵, <해품달> 허연우 vs <별그대> 천송이
<별그대>가 전고점을 넘는 인기를 안겼다면 <해를 품은 달>(해품달)은 김수현의 출세작이다. 두 작품에서 김수현은 각각 7세, 6세 연상인 전지현, 한가인과 호흡을 맞췄다. 둘 중 김수현의 이상형에 가까운 여배우는 누구일까?
왼쪽부터 전지현, 한가인.
“(당황스러워하며) 아하하. <도둑들> 때는 존경하는 선배님들을 계절 별로 나눠서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요일 별로 나눠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힘든 질문이다. 두 분 다 포기가 되지 않는다.”
#동급최강 김수현의 연기력, 비결은 ‘집요함’?
1988년생, 올해 나이 26세. 하지만 연기력만큼은 웬만한 중견 연기자 못지않다. 특유의 발성과 감정 표현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별그대> 속 발랄한 천송이 캐릭터는 절제된 연기로 균형을 잡아준 김수현의 묵직한 연기가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집요하다고 느낄 만한 성격을 가졌다. 가까운 사람이 ‘너는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서 연기할 때도 한 곳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라’고 한다. 내가 나무를 보는 건 맞다. 하지만 ‘나무들’을 보는 거다. 매 컷, 매 신을 집요하게 잡고 연기하면 결국 드라마 전체를 잘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별그대>의 엔딩이 만족스럽지 않다?
<별그대>는 도민준이 웜홀을 통해 수시로 천송이를 만나러 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두 사람의 영원한 결별을 비껴간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해피하게 받아들인 결말은 아니었다. 김수현 역시 이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마지막회 촬영을 할 때까지 감독님도 결말을 몰랐다. 그래서 끝나는 게 실감이 안 나기도 했다. 나는 <별그대>가 새드엔딩으로 끝나길 바라고 있었다. 도민준은 어쩔 수 없이 (외계로) 떠나야 하고, 그래서 (천송이와) 시한부 같은 사랑을 하는 모습을 바랐다. 그래서 눈물 콧물을 쏟게 하고 싶었는데 행복하게 잘 마무리가 됐다.”
#준비된 한류스타인가? 강제 해외진출인가?
<별그대>는 끝났지만 팬들은 김수현을 보내지 못했다. 특히 중국 팬들의 폭발적 성원에 힘입어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는 김수현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김수현이 가입한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의 회원수가 <별그대>가 방송되는 동안 60만 명에서 500만 명 가까이로 늘었다. 그의 인기를 알 수 있는 척도다. 하지만 김수현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아직은 이런 인기가 굉장히 어색하고 어렵다. 이제부터 거리를 좁혀 나가 볼 생각이다. 물론 아직 언어가 안 돼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우선 기분은 좋다. 3월부터 시작해 중국 이곳저곳에서 인사를 드릴 예정이다. 드라마 후반부로 가면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뿌듯했다.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달라.”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