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03031’, ‘060’ 등의 전화번호를 달고 있는 이 신종 서비스는 30초에 약 9백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결코 싸지 않은 비용이지만 낯선 여자와의 통화는 물론 ‘화끈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은 망설이지 않고 수화기를 들고 있다. 미혼 직장인 L씨(35)는 “한 달에 7~8회 정도 전화를 걸어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여성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음란한 대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싼 돈을 내고 ‘건전한 대화’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 90% 이상은 폰섹스를 하면서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전화를 받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주부들이라는 것이 충격적이다. 남편이 회사를 간 낮시간이나 출장, 회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비우고 있을 때 아내들은 ‘음란 알바’를 하고 있는 것. 실제 취재진이 광고에 나온 번호 가운데 10여 통의 전화를 직접 걸어 확인해 본 결과, 6통에 가까운 여성들이 주부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신문 광고 보고 호기심에 전화 건 직장인 미혼 여성”이라며 “아르바이트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에 응한 30대의 한 기혼 여성은 “아마도 열 명 중 일곱, 여덟은 아르바이트 주부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녀들은 “폰섹스를 해봤느냐”는 질문에 “그거 하려고 전화한 거 아니냐”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아예 해당 업체에 출근까지 하며 일을 하고 있었다. 1평 크기의 조그만 방에서 하루 종일 남성들의 전화를 받는다는 것. 물론 집이나 주변에는 생활설계사나 아이 돌보기 등의 아르바이트 일을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 그 액수는 근무 형태와 해당 업체의 계산방식에 따라 각기 다르다. 출근을 해서 전화를 받는 경우 시간당 8천원에서 1만원의 기본급에 별도의 교통비가 지급되고 재택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 시간당 4천원의 기본급에 분당 1백원에서 2백원 정도의 수당이 주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 달 내내 하루 12시간을 일했을 경우를 따져보면 수치상으로 2백90만원 선에서 많게는 4백만원까지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택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도 적게는 2백만원에서 많게는 3백만원 선.
물론 개인사정으로 한 달 내내 일하기는 힘들지만 조금의 인내심만 보인다면 최소 1백만~2백만원은 거뜬하게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보너스까지 지급하며 이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주부들로서는 이만한 직업(?)이 없는 셈. 또 힘들게 발품을 팔아 영업을 할 필요도 없고 그저 가만히 앉아 대화만 하면 되기 때문에 최근 폰팅 업체에 지원하는 주부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주부들이 이러한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것은 심각할 정도로 침체된 경제 상황과 그로 인해 임시직마저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성인폰팅 서비스업체의 관계자는 “주부라는 이유로 일을 할 수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처음 계약할 때 굳이 주부임을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아마도 반 이상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부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명목상 폰팅서비스 업체들이 음란대화를 부추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또 계약서상에도 ‘음란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라는 조건이 명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는 허울뿐이다. 일일이 감시나 규제를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대다수의 남성이 음란한 대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부 여성들은 남성들과 만나서 매춘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여성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얼마 정도를 줄 수 있느냐”고 물으며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기도 했다.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비운 한낮의 가정집. ‘스위트 홈’은 어느덧 낯뜨거운 대화와 음란한 교성이 울려 퍼지는 홍등가로 변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이다. 이남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