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박사
한편, 다문화 가정 학생 수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다문화 가정 학생 4명 중 1명은 중,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다문화가구 자녀의 취학률은 초등학교 93.0%, 중학교 75.6%, 고등학교 76.7% 등 평균 87.3%로 조사되어 다문화자녀 중 25%의 학생이 중,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고등학교의 전체 취학률 대비 다문화 가정 자녀의 취학률이 현저히 낮은 것은 국내에서 태어나 자란 다문화 가정 자녀 보다 중도입국 자녀의 취학률이 낮기 때문이다.
다문화 가정 학생이 전체 학생 수의 1%에 육박하자 교육부는 올해, 예산 215억 원을 다문화 교육 지원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다문화 가정 학생의 편/입학 및 적응 촉진에 26억원을, 다문화교육 활성화에 24억원을, 다문화 가정 학생의 소질과 재능 개발 및 육성을 위해 15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다문화 가정의 학생이 원하면 주말이나 방학에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 지원기관’도 종전 3개에서 10개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고 한다.
한국교육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학생들 대다수가 대학을 진학하고 있으며 초중고의 교육내용 역시 대학진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사교육문제는 한국 교육을 대표하는 병폐로 대두되고 있고 공교육 해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깝지만 한국의 다문화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여건이 열악하다. 한 조사에 의하면 결혼이민자의 월평균 가구소득 100~200만원 미만 대가 38.4%로 가장 많고, 200~300만원 미만 대가 18.7%이며 저소득층인 100만원 미만이 21.3%로인데 비해 고소득층인 500 만원 이상은 2.1%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국복지패널(2009)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332만 2천원이고 여성 결혼이민자 78.6%가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이므로, 여성 결혼이민자의 대부분이 우리나라 평균적인 가구 보다 소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에서 다양한 장학제도와 사회진출에서의 차별이 철폐되지 않는 한 다문화 가정의 학생은 대학진학 중심의 한국교육에서 겉돌기 쉽다. 게다가 4명 중 1명이라는 적잖은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학교교육의 밖에 있다. 이들이 어엿한 어른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꿈을 찾아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의 사례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직업교육과정을 들 수 있다. 정부에서 예산을, 지역의 전문대학이 강사진과 교육 과정을 제공해 운영 중인 이 직업교육과정은 공교육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이 거의 없었던 만큼,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용과 요리, 자동차 등 취업이 쉬운 3개 분야를 선별해 수강생 27명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시도가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정부가 예산을 뒷받침해준다면 보다 다양한 분야와 기관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