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아파트 받고도 1인 시위”, 장모 “죽은 딸 두번 죽이려 하나”
최근 파면된 사법연수원생 신 씨의 아버지가 전 사돈인 B 씨의 어머니 이 씨를 상대로 “위자료로 준 아파트를 되돌려 달라”며 반환소송을 제기해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위자료로 준 아파트를 되돌려 달라.’
파면된 사법연수원생 신 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B 씨의 어머니인 이 씨를 상대로 위자료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신 씨 측은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사건을) 관련기관에 진정하거나 언론에 제보하는 등 불이익을 줄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 씨가 1인 시위를 해 세간에 알려지면서 신 씨가 사법연수원에서 파면됐고 합의서는 효력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아파트는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1억 5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로 신 씨의 전 부인이 목숨을 끊은 뒤 신 씨 측이 이 씨에게 위자료 격으로 건네준 것이다.
사망한 B 씨의 어머니 이 씨는 “1인 시위는 A 씨를 상대로 한 것이지 신 씨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A 씨는 딸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음에도 사과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7월 딸이 사망하고 신 씨가 ‘장모님을 모시고 살겠다’고 하자 친지들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지 마라,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위자료 격으로 받은 아파트였다”고 말했다. 이 씨는 처음에는 모든 것을 용서하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신 씨가 A 씨를 옹호하는 듯한 해명서를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 씨는 “그때 너무 분했다. 위자료로 받은 아파트 돌려주고 진정서 낼 생각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자살한 B 씨의 어머니 이 아무개 씨가 지난해 9월 A 씨가 시보로 근무하는 법무법인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모습.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위자료 반환소송 외에도 장모 이 씨와 신 씨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고소만 해도 수건에 달한다. 신 씨는 장모 이 씨를 폭행 및 협박 등으로 고소했다. 이에 장모 이 씨도 신 씨와 신 씨 가족들을 같은 혐의로 맞고소한 상황이다. 장모 이 씨와 신 씨의 감정의 골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어보였다.
신 씨는 아내의 죽음 이후 장모 이 씨로부터 수시로 욕설 문자와 협박을 받았고 심지어 장모 이 씨가 자신의 건물과 재산을 다 줄 테니 자살을 하라고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 씨도 처음부터 고소할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신 씨는 “죽지만 않았지 많이 힘든 시간이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니 안고 가려 했다”며 “그런데 고인의 유품을 팔았다거나, 고인을 감금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가족 신상까지 인터넷에 노출됐다. 계속 지속될 거 같았다. 이런 인터뷰를 하면 여론이 더 악화될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불법행위는 지켜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신 씨의 이러한 주장에 격분했다. 장모 이 씨는 오히려 신 씨가 이번 사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 씨가 장모 이 씨를 고소하고 내 놓은 증거들이 아내가 죽은 뒤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모아진 것들이었다. 이 씨는 신 씨가 여전히 진심으로 반성을 한 건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씨는 “나는 딸을 잃었다. 내가 제정신일 수 있었겠나. 장례식장에 신 씨가 와서 뺨을 2대 때린 적은 있다. 그런데 그것도 폭행 증거랍시고 녹음하고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내가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마포대교에서 같이 죽자고 한 걸 자살방조죄로 고소한 사람이다. 모든 것을 증거라면서 하나하나 준비했을 만큼 무서운 사람이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의 진상조사와 징계 이후로 조용히 마무리되는 듯했던 이번 사건은 당사자들이 소송 및 고소를 제기한 이후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은 절대적으로 신 씨에게 불리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씨가 장모 이 씨를 상대로 적극적인 법적대응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법연수원생 신 아무개 씨가 동기 사법연수원생 A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사랑 고백 편지.
신 씨는 “지난해 5월 외도 사실이 발각되고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당연히 받아야 할 벌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6월쯤 아내가 가져갔던 내 휴대전화를 돌려받으면서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 2011년부터 만나고 있던 남자가 있었다. 아내도 많이 미안해했다. 서로의 잘못을 덮고 다시 잘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가족 간 감정의 골이 많이 깊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고인의 명예와 관련된 일이라 혼자 짊어지려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 호도되는 이런 상황은 고인도 원치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아내의 휴대전화 속에 담긴 사진과 SNS 메시지 내용 등을 증거로 내밀었다.
장모 이 씨는 이 같은 신 씨의 주장에 격분했다. 이 씨는 “신 씨는 자신의 외도가 발각된 이후 지인을 시켜 딸을 미행하도록 하고 감시했다. 딸이 공원에서 어떤 남자를 만났는데 그것을 외도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딸이 죽기 전 ‘엄마 집에 못 보던 선이 많이 깔려있다’라고 말했는데 예사로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딸을 감시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 나는 딸이 죽기 전에 신 씨한테 ‘놈’자 한번 붙인 적 없다. 지금도 우리 딸이 이혼 이야기를 꺼낼 때 딸을 나무라기만 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나는 그 아파트도 필요 없다. 그런데 죽은 아이의 명예까지 더럽히는 사위의 행동을 내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나. 신 씨가 사법연수원을 상대로 파면취소 행정소송을 했다고 한다. 신 씨의 권리니까 지켜보겠으나 신 씨는 법조인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신 씨의 파면무효 소송 재판부에 탄원서를 낼 생각이다”는 뜻을 밝혔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 사건 경위 파면된 불륜남, 취소 소송중 지난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이른바 ‘사법연수원생 불륜사건’은 2011년 4월 혼인신고를 한 사법연수원생 신 아무개 씨(32)가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동기연수원생 A 씨(여·29)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가다 그것을 알게 된 신 씨의 아내 B 씨가 지난해 7월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사망한 B 씨의 어머니가 지난해 9월께 분노와 절규로 1인 시위에 나서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고, 예비법조인의 불륜사실에 네티즌들의 공분이 더해지면서 파장이 거세졌다. 이에 사법연수원은 지난해 10월 신 씨를 파면하고, A 씨를 3개월 정직이라는 징계에 처했다. 이후 신 씨는 소청심사를 제기했으나 기각돼 현재 사법연수원장을 상대로 파면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배] |
| 불륜녀로 지목된 A씨 부친의 호소 “모두가 손가락질하지만, 내 딸도 피해자” 
A 씨는 ‘사법연수원생 불륜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10월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A 씨는 ‘유부남과 불륜을 저질러 아내까지 죽음으로 몰고 간 상간녀가 받은 징계로는 너무 약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세간에는 A 씨가 B 씨에게 남편과 불륜관계에 있다는 문자를 보내면서 괴롭히고 이혼을 종용했다고 알려졌다. 심지어 A 씨가 신 씨의 아내가 사망한 이후 신 씨 아내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품들을 인터넷 중고시장에 팔았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상에 퍼지면서 ‘패륜녀’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그러나 A 씨의 아버지는 이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A 씨의 부친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여론재판과 잘못 알려진 사실들로 인해 딸은 물론 가족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며 “딸은 지난 1월 정직이 끝났지만 여전히 휴직을 한 상태로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심신이 많이 미약해진 상태다. 나도 이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휴직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도 자신이 만나는 남자가 유부남인 것을 반년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어떤 여자가 화가 안 나겠나.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상의 후 문제를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신 씨의 아내와 한 차례 통화를 했고, 이 후 신 씨의 아내가 딸에게 사실확인을 요구해 딸은 그 증거로 신 씨와 주고받은 문자와 편지들을 캡처해 전해줬다. 그 사진들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딸은 이후 신 씨와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써주면서 신 씨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각서를 작성한 5월 중순 이후에는 신 씨와 신 씨 아내에게 연락한 사실이 없다. 이혼을 종용하거나 신 씨의 아내를 괴롭힐 의도도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법연수원이 A 씨와 신 씨로부터 제출받은 통신내역에는 A 씨가 각서를 작성한 지난해 5월 중순 이후에는 신 씨와 아내 B 씨에게 연락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A 씨가 신 씨가 유부남인 사실을 알고도 두 달가량 연인관계를 유지한 사실에 대해서 “신 씨가 이혼을 하고 올 테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신 씨는 딸을 놓지 않았고 딸도 강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강하게 대응하기 위해 신 씨의 아내에게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지금 같은 최악의 상황이 왔다”고 해명했다. 사법연수원 측도 A 씨가 뒤늦게 신 씨가 유부남인 사실을 알고도 부적절한 연인관계를 유지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A 씨의 부친은 A 씨가 B 씨의 유품을 판매했다는 의혹해 대해서 “5월 이후 신 씨 측과 연락을 끊은 상태라 B 씨의 사망을 바로 알 수 없었다. 유품을 판매했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 5월 이후 연락을 한 적도 없고 고인의 집에 간 적도 없다. 그래도 유족이 의혹이 있다면 경찰에 절도죄로 고소하면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 씨의 부친은 딸 키우는 아버지로서 유족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일방적인 여론재판으로 딸의 인격까지 살해되는 현실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사망한 B 씨의 어머니는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A 씨 때문이다. 아직까지 A 씨 측으로부터 어떤 사과도 듣지 못했다. 오히려 A 씨의 아버지가 둘째 딸의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와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왜 우리에게만 소송을 하고 고소를 하는지 신 씨에게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