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AGC·한국옵티칼도 과거 노사 갈등·고용 문제로 논란…전문가 “본국보다 후진적 노무 관행, 국내법 따라 감독해야”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도 해외에서 반노동 비상식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되는 것처럼 외국 기업도 국내에서 그래선 안 된다”며 “철저히 조사해서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제적 기준에 맞게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7월 9일 경향신문은 이케아코리아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직원의 직급을 강등하고 권고사직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임원급 직원인 A 씨는 육아휴직 기간에 조직 개편으로 A 씨가 이끌던 부서가 통폐합됐고, A 씨의 직책이 없어져 사측이 A 씨를 하위 직급으로 발령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A 씨가 인사 조치에 항의하자 이사벨 푸치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면 1년 치 연봉의 위로금과 실업급여를 보장해 주겠다며 퇴사를 권고했다고 A 씨는 주장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이케아코리아는 대한민국의 관련 법령 및 규정을 존중하며 모든 인사 및 조직 운영 과정에서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기사에서 언급된 직원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이익 조치도 이뤄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사벨 대표 관련 일부 발언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에 기반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노동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객관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코리아는 국내에서 노사 갈등을 겪어온 대표적 외국계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2019년 설립된 코스트코코리아 노조는 단체협약 체결과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이어왔다. 2024년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코스트코코리아가 단체교섭에 소극적·형식적으로 임했다며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기도 했다.
일본계 기업 아사히글라스의 한국 자회사였던 AGC화인테크노한국은 외국계 기업의 노무 관리 논란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이 회사는 2015년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한 뒤 계약 해지와 집단 해고를 둘러싸고 장기간 법적 분쟁을 벌였다. 노동계는 노조 설립 이후 이뤄진 집단 해고라고 반발했지만 회사 측은 적법한 계약 종료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관련 소송에서 대법원은 지난해 AGC화인테크노한국의 불법파견과 직접고용 의무는 인정했지만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해당 사건을 외국계 기업의 노무 관리 방식과 비정규직 노동권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 중 하나로 언급하고 있다.
또 다른 일본계 기업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노동권 침해 논란과는 결이 다르지만 외국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둘러싼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구미공장 화재 이후 생산을 중단하고 청산 절차를 밟았다. 이후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계열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장기간 고공농성을 벌였다. 노동계는 외국계 기업의 ‘먹튀 철수’라고 비판했지만, 회사 측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일요신문i’에 “일부 외국계 기업은 한국에 진출한 뒤 현지화 과정에서 오히려 본국보다 후진적인 노무 관행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독일·스웨덴·프랑스 등 노동 선진국 기업들조차 국내에서는 차별과 배제를 중심으로 한 노무 관리 논란에 휘말린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본국에서는 하기 어려운 노무 관행이 한국에서는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노동법과 제도 집행의 허점은 없었는지 점검하고, 외국계 기업 역시 국내법과 원칙에 따라 차별 없이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