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는 1976년 유신 체제를 풍자한 단막극을 연출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수감생활을 했던 이재오 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는 이 의원에게 1억 19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는 국민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해 무효”라며 “정부가 이에 근거해 이 의원을 영장 없이 체포·구속하고 고문 등의 가혹 행위를 한 것은 불법 행위이며, 이 의원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976년 12월 정부가 안보를 내세워 인권탄압을 하다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적 망신을 당하는 상황이 담긴 단막극을 연출했다가 기소됐다. 이 의원은 1977년 11월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월 및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받고 78년 3월에 이 같은 형이 확정됐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데 이어 올해 2월 8600만원의 형사보상금 지급 결정을 받았다.
김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