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는 이러한 비상식적인 선원들의 행위에다 구조과정에서 정부의 혼선과 늦장 대처, 일부 공직자의 무신경한 행동이 더해져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그 공분을 좀처럼 진정이 되고 있지 않다. 더욱이 선장이 계약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입장이었던 점, 구조과정에서 모 업체에게 공적을 미뤄주려 했다는 정황, 해수부 출신들과 해양산업 간의 유착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우리 국민의 심정은 더욱 참담해지고 있다.
세월호참사를 통해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특히 우리 정부의 갈등조정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특히 세월호 구조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서 오해를 증폭시키고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전혀 다독거리지 못하였으며 축소나 부인, 회피하는 모습을 주로 보였다.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방식과 계획도 대중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각종 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갈등에 관한 관심이 오래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의 길은 요원하다. 갈등의 차원이 개인이나 집단에서 국가 및 국제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갈등의 원인도 사회적 자원의 분배 및 보상을 둘러싼 구체적인 이해관계에서 부터 체제나 이념 등 가치충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합적인 행동을 하도록 하게 하는 동기부여 및 상황적 조건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회갈등은 이해관계 및 가치 등을 중심으로 주로 조직화된 집단에 의해 발생하지만, 모든 갈등 현상이 집합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과 정부와의 충분한 소통이 배제될 때 갈등 요소가 작용한다. 정부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가치를 조화시키고 구성 집단의 이해를 넘어서는 더 큰 가치를 마련하여 국민을 설득해야한다. 정부의 갈등조정능력은 다문화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한국의 경제가 어려워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할 때, 특히 일자리가 한국인과 겹치는 직업영역에서 그 충돌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다문화·다민족에 대한 적극적인 인정, 다문화 국가의 다양한 민족과 문화에 대한 비교적 온건적 태도와 수용적 자세가 부인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사례를 통해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경제적 위기와 그에 따른 궁핍 및 실업률의 급증 등은 다문화 이주자들과의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양태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우리정부의 갈등방지 역량은 이번 참사를 보건대 불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