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국민의 숲길. 사진출처=걷기여행길(koreatrails.or.kr)
숲에서 만난 오디와 버찌. 그 까맣고 자잘한 열매를 한 움큼 따먹어도 갈증은 풀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마음은 촉촉해진다. 치유의 공간 숲. 저 길에는 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한국관광공사는 ‘걷기 여행길(koreatrails.or.kr)’ 사이트를 통해 숲길을 위주로 6월 걷기 여행 코스 10곳을 추천했다.
#제주 올레길 14-1코스, 저지-무릉 올레
무성한 숲의 생명력, 초록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길이다. 오름, 곶자왈, 녹차밭을 두루 거치면서 중산간 지대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문도지오름에서는 말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곶자왈(나무ㆍ덩굴식물ㆍ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을 이루게 된 곳)에서 길을 잃으면 위험하다. 코스 내에 인가와 상점이 없기 때문에 두 명 이상 함께 다니는 것이 좋고 도시락과 물을 준비해 가야 한다.
저지마을회관~강정동산~문도지오름 정상~저지상수원~오설록,이니스프리 제주관~무릉 곶자왈~영동케(봉근물)~인향 마을 입구 16.7k~인향리 마을 입구~인향동 버스정류장. 17㎞. 5~6시간.
#산청 지리산둘레길8. 운리~덕산 구간
이 구간은 참나무가 우거진 숲길과 임도를 번갈아가며 걷는 길이다. 아기자기한 폭포와 소를 품고 있는 백운계곡을 가로질러 마근담과 운리로 이어지는 길은 청정한 숲의 기운을 담고 있다. 남명 조식 선생이 머물렀던 산천재가 있는 사리마을에서 바라보는 덕천강과 천왕봉은 장관이다.
운리마을~백운계곡~마근담입구~덕산(사리). 13.1㎞. 5시간.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3구간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이며, 금강소나무와 희귀 수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해 후계림을 조성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금강소나무숲길 3구간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군락지가 있다. 해설사가 동행하며 길 위에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해준다. 다만,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면서 1일 입장 정원이 한정되어 있다.
소광2리~저진터재~너삼밭~화전민터~금강송군락지~탐방로~화전민터~너삼밭~저진터재~소광2리. 16.3㎞. 6시간.
#영양 일월산숲길 1구간(아름다운 숲길)
아름다운 숲길은 영양군 일월면과 봉화군 재산면을 잇는 31번 국도였다. 일제강점기 때 구리광산이 생기자 광물과 금강송을 실어가기 위해 산의 등줄기를 잘라내고 길을 내었다. 수탈의 길이자 훼손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이 길은 잘 포장된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잊혔다. 그러나 30여 가구 50여 명의 대티골 사람들이 아름다운 숲길을 재생해 내었다. 이 길은 2009년 산림첨에서 선정하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하기도 한 아름다운 숲길이다.
입~진등~칠밭목이~갈림길~댓골~갈림길~윗대티~입구. 7㎞. 4시간10분.
#장성 축령산 산소길 2구간 (전망좋은 길)
초창기 축령산 편백숲을 알리던 낯익은 길이며 안내센터, 임종국 기념비, 치유센터가 있다. 곳곳에 서부지방 산림청에서 설치한 데크로드와 테마숲길, 벤치 등 편의시설이 갖춰놓았고,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이용 할 수 있는 코스다.
금곡영화마을~금곡입구 삼거리~안내소~숲 치유센타~추암마을~괴정마을. 6.3㎞. 2시간10분.
#충주 비내길 2코스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해 능암온천랜드 옆 임도길을 따라 세바지산에 오르면 참한우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바지산 숲길은 걷는 내내 들리는 이름모를 산새들의 합창에 취해 호젓이 걷다보면 나무사이로 비내섬과 남한강의 물줄기가 가끔씩 모습을 나타내고 골짜기를 돌아설때면 시원한 바람이 길벗들의 땀을 식혀준다. 숲을 지나 논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면 비내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비내마을부터 조대마을(조터골)까지는 차도를 따라 걷게 된다. 남한강변과 앙성천을 따라 걸으면 다시 앙성온천광장에 이르게 된다. 여행의 마무리로 국내 유일의 탄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앙성온천광장~전망대~비내마을~조대마을(조터골)~철새전망대~앙성온천광장. 10.4㎞. 3시간 30분.
#강릉 바우길 대관령 국민의숲길
우리나라 산림조성의 역사와 잘 가꾼 숲길을 전형을 보여주는 구간이다. 고원지대에서 보기 힘든 넓은 암반 사이로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걷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낙엽송과 전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으면 숲길 걷기의 행복도 길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철마다 달리 피어나는 야생화가 이 길을 찾는 길손을 반긴다.
대관령하행휴게소~야생화숲길~능경봉입구(샘터)~국민의 숲 산림트레킹코스~남경식당~래포빌펜션~잎깔나무숲길입구~바우길 1구간분기점~바우길 2구간분기점~양떼목장~대관령하행휴게소. 11㎞. 4시간.
#인제 둔가리약수숲길 3구간(미산동길)
가산동마을과 후평동마을을 지나면 내린천을 따라 숲길이 이어진다. 수로를 따라 조성된 이길은 약 3㎞정도 인가가 없는 구간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송개동~후평동 구간은 옛 길을 정비한 길이며, 이 길도 내린천을 따라 진행된다. 경사가 없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하남리 미기교~하남리 후평교~후평동 수로입구~송개동~대궐농원~바람불이~후평교~개인약수교. 12 ㎞. 4시간 30분.
#부산 해파랑길 2코스
해운대의 삼포라 불리는 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거쳐 대변항에 이르는 코스다. 삼포 중 미포~청사포 구간은 달맞이 길로 ‘문텐로드’라고 한다. 달맞이공원 어울마당으로 가는 오솔길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청사포 방향으로 이어진다. 구덕포는 철길 굴다리를 통과하면 나오고, 송정해변까지는 해안도로를 따라간다. 이후 부산 바다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시랑대와 바다와 가장 가까운 절로도 유명한 해동용궁사를 지난다. 무료로 관람하는 국립수산과학원 전시관도 볼만하다. 연화리의 좌판시장과 대변항도 큰 볼거리다.
미포~달맞이공원 어울마당~구덕포~송정해변~대변항. 16.7㎞. 5시간 30분.
#서울 서리골 서리풀 나들길
고층아파트가 스카이라인을 이룬 이곳에 어찌 이리 아름다운 숲길을 허락했을까. 걷는 이들마다 의아해하고 신기해하고 감사해하는 숲길이다. 이 숲길을 품은 산줄기는 원래 하나였으나 차도가 금을 그었다. 얼마 전까지도 찻길을 건너야만 숲길을 이어갈 수 있었으나 서리골공원과 몽마르뜨공원이 누에다리로 이어지고, 그와 동시에 몽마르뜨공원이 서리풀공원과 서리풀다리로 이어지며 다시 하나의 식구가 됐다.
서리골공원~몽마르뜨공원~서리풀공원. 3.25 ㎞. 2시간.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