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에서도 ‘펠레의 저주’는 꽤 높은 적중률을 선보이고 있다. 펠레가 언급한 우승 후보는 스페인과 독일이며, 그 외의 우승후보는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이탈리아, 칠레 등이다.
이 가운데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조기 귀국했다. 6팀 가운데 3팀이 우승은커녕 16강 진출에도 실패한 것. 16강전에선 칠레가 탈락했다. 브라질에 석패한 것.
중계 화면 캡쳐
‘펠레의 저주’를 받고도 살아남은 팀은 독일과 아르헨티나뿐이다. 그렇지만 두 팀 모두 경기력은 기대 이하라는 평을 받고 있다. 독일은 알제리와 16강에서 만나 고전 끝에 2대 1 신승을 거두며 8강에 합류했으며 아르헨티나 역시 스위스의 강력한 수비에 힘겨워하다 메시로 인해 힘겹게 승리했다. 독일은 예전 같지 않고 아르헨티나는 메시 의존도가 너무 크다.
8강에서 독일은 프랑스를 만나고 아르헨티나는 벨기에를 만난다. 16강전에서 진땀승을 거둔 알제리나 스위스에 비하면 한 결 전력이 탄탄한 팀들이다. 독일은 프랑스와의 8강전이 결승전까지 가는 길목에서 최대 위기다. ‘펠레의 저주’를 받은 독일에 비해 프랑스는 ‘8년 주기설’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프랑스는 2002년 조별리그 탈락, 2006년 결승 진출, 2010년 조별리그 탈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8년 주기설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는 최소한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 물론 이를 위해선 8강에서 독일을 꺾어야 하며 4강에선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승자를 이겨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벨기에를 만난다. 유럽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한 벨기에를 이긴 뒤에는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승자를 만난다.
‘펠레의 저주’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결국 적중한다면 우승 후보는 브라질, 프랑스, 네덜란드 등이 될 전망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브라질, 8년 주기설의 프랑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 진출팀 네덜란드 등은 충분히 우승 후보로 언급될 수 있음에도 다행히 펠레의 예상에는 들지 못하며 ‘펠레의 저주’를 받지 않았다.
여기에 복병 콜롬비아, 기대주 벨기에 등도 우승권에 가까이 있다. 콜롬비아의 경우 경기력에서 기대이하라는 평을 받는 브라질을 8강전에서 꺾는다면 우승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벨기에는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이 최대 고비인데 ‘펠레의 저주’가 8강전에서 효과를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4강 상대로는 네덜란드가 유력한데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나무나 서로를 잘 아는 팀들이라 한치 앞도 모르는 승부가 이어질 수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