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의 제작사 그룹에이트은 “윤아가 오는 10월 KBS 2TV 방송 예정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됐다”고 밝혔다. 현재 세후 사항을 조율하며 최종 계약을 앞둔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네티즌은 원작의 우에노 주리와 윤아를 비교하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윤아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지만 우려감도 크다.
사실 <노데메 칸타빌레>는 우에노 주리의 출세작이다. 그 전부터 일본 영화계에선 샛별 같은 존재였으며 국내에도 팬들이 많았지만 우에노 주리는 <노다메 칸타빌레> 이전까지 흥행작보다는 독립 영화에 많이 출연해왔다.
우에노 주리의 데뷔작은 지금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이다. 그렇지만 우에노 주리는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었다. 우이노 주리의 저력은 주연을 맡은 2004년작 <스윙걸스>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이 영화를 통해 우에노 주리는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갖게 된다. <스윙걸스>의 우에노 주리는 이후 <노다메 칸타빌레>의 우에도 주리로 연결된다. 둘 다 코믹 연기가 기반이며 음악이 주된 배경인 영화다. <스윙걸스>에서 색소폰 주자 역할을 소화한 우에노 주리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우에도 주리는 패션 잡지의 모델 모집 기사를 보도 응시해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가면서 연예계에 발을 디딘다. 노래와 춤을 하고 싶다는 우에노 주리에게 모델 에이전시 사장은 배우를 추천했고 사장 소개로 배우를 전문으로 하는 소속사로 자리를 옮겨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걸 그룹 출신 윤아처럼 우에노 주리 역시 애초 꿈은 가수였음이 눈길을 끈다. 그렇지만 당시 소속사 사장은 배우의 길을 추천하고 그에 적합한 회사까지 소개해줘 그가 최고의 배우가 되도록 배려한다. 사실 이런 배려는 한국 연예계에서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스윙걸스> 이후 우에노 주리는 일본의 다양한 독립 영화에 출연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웃음의 대천사> <행복의 스위치> 등의 대표적인 영화다. 일본 독립영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많다. 우에노 주리를 좋아해서 이들 영화를 선택했다가 너무 기발한 상상력의 영화에 곤혹스러워했던 국내 팬들도 많다.
나름 <무지개여신>처럼 상업적인 멜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균형감을 맞춰 나가던 우에노 주리는 2006년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전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노다 메구미’가 된다.
우에노 주리 역시 우익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스쳐지나갔다. 우에노 주리와 함께 2000년대 중후반 최고의 인기를 누린 여배우 아오이 유우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아오우 유우는 거듭된 우익 논란으로 국내에선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사실 초반에는 아오이 유우가 국내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지만 우익 논란으로 휘청거렸고 그 사이 우에노 주리는 <노다메 칸타빌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우에노 주리는 배우의 길을 올곧게 걸어왔다. <스윙걸스>에서 선보인 코믹 연기를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폭발시키기도 했지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무지개 여신> <나오코> 등에서 정통 멜로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다양한 독립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과정을 밟아 오기도 했다.
누구나 ‘노다 메구미’ 같은 캐릭터를 맡으면 다 세계적인 스타가 될 것 같지만 우에노 주리가 그 동안 다져온 밑바탕이 있었기에 그가 스타덤에 올랐으며 <노다메 칸타빌레>도 대박이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반면 윤아는 한국형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탄생한 최고의 인기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다. 데뷔 초부터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은 윤아는 최근 들어 배우로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하지만, 주연급 배우로서는 아직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만화적인 설정을 제대로 살려 내야 하는 ‘노다 메구미’의 역할을 윤아가 얼마나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느냐가 큰 관심사다. 물론 잘만 소화한다면 한국 형 ‘노다 메구미’ 역시 최고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캐릭터다. 윤아 입장에선 한 단계 성장해 배우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도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칫 전문 배우가 아닌 윤아가 캐릭터를 잘 살려내지 못할 경우 연기력의 바닥을 드러낼 위험성도 있다. 게다가 늘 우에노 주리와의 비교를 감내해야 한다. 그냥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인데 우에도 주리는 이미 코믹 연기의 경험이 있었으며 독립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진 전문 배우이기도 하다.
신민섭 기자 lea여@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