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365일 24시간 외상 환자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선진국형 외상센터가 문을 연다. 17일 가천대 길병원은 오는 21일 수도권 최초로 국가 공인 권역외상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권역외상센터는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해 외상을 입은 환자들이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길병원이 힘을 모아 마련한 시설이다.
◇권역외상센터 운영 어떻게
길병원은 2012년 권역외상센터 선정 이후 지난 1년 여간 기존 응급센터 및 중환자실, 수술실 등을 권역외상센터 용도에 맞게 리모델링하고 인력을 충원해왔다. 기존에는 외상 환자 등 모든 응급 환자가 응급의료센터(응급실) 출입구로 이송돼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았지만 권역외상센터 개소 이후에는 모든 과정이 싹 바뀌게 된다.
우선 외상환자는 외상센터 출입구를 통해 곧바로 외상 전용 처치실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외상센터 1층은 소생구역으로 소생실 2실, 외상관찰실 6병상, 소수술실, 외상전용 영상구역(엑스레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3층 수술실에는 외상환자 전용 수술실 2개가 24시간 수술 대기 중이며 5층 혈관조영실 1실도 외상환자 전용으로 마련됐다.
또 같은 층에 외상중환자실 20병상이 준비됐다. 10층은 외상환자 병동으로 50병상 이상이 외상환자 전용으로 운영된다. 중환자실, 병동 모두 응급구역(응급실 및 1층 외상 소생구역)을 통해 내원한 환자만 입원할 수 있다.
외상전문 인력도 대폭 충원했다.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전담 3개팀을 24시간 운영한다. 현재 외과 4명, 흉부외과 4명(1명은 미국 애리조나 외상센터 연수 중), 정형외과 1명, 신경외과 1명 등 총 10명의 외상전담 전문의가 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전문의를 중심으로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간호사 등 약 40명이 권역외상센터에 소속돼 진료한다. 길병원은 계속해서 외상전담 전문의를 충원하고 있으며 전담팀은 향후 5개 팀으로 늘릴 예정이다.
◇국내 응급, 외상 시스템 모두 갖춰
권역외상센터가 개소하면서 가천대 길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소아전용응급실, 닥터헬기 등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는 12년째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지부는 매년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시설과 장비, 인력 등 법적기준과 구조, 과정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닥터헬기가 배치되면서 서해 도서지역과 수도권 고속도로 상에서 벌어지는 응급 환자 이송, 처치가 더욱 신속해졌다. 특히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를 인계점으로 한 충남권역 중증 환자들의 이송이 헬기 운항 전 보다 활발해졌다.
길병원은 권역외상센터와 기존 응급시스템을 적절하게 활용해 한국형 응급 및 외상 치료 시스템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권역외상센터가 외상 의료에 관한 연구 및 외상의료 표준을 개발하고 외상의료 인력을 교육, 재난의료지원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 지역 유관기관과의 사고 예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게 길병원측의 분석이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