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문에서 박 대통령은 최경환, 안종범 두 측근 의원을 각각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 투톱으로 내세워 자신의 경제철학에 따라 경제혁신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여기에 또 다른 측근인 강석훈 의원이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어 갖가지 경제 법안들에 대한 국회와 의견조율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새 경제팀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우선 현 현오석 경제팀은 경제철학과 지도력의 부족으로 새정부 출범 후 1년 6개월의 골든타임을 허비했다.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등 주요정책에 대해 기본 기조조차 정하지 못하는가 하면 부동산정책도 온탕냉탕 식으로 추진해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는 우를 범했다. 천신만고 끝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밑그림을 내놨으나 곧바로 세월호 참사를 맞아 속수무책의 한계를 보였다. 이런 견지에서 강력한 추진력과 정치력을 가진 최경환 경제팀은 현 경제팀의 무능을 극복하고 경제회생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중요한 사실은 힘은 잘 쓰면 정의가 되지만 성급하게 쓰면 폭력이 된다는 것이다. 경제에서 폭력은 금물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팽창정책을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경기는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 있으나 곧바로 거품붕괴라는 시장의 반격을 받아 산업기반이 무너지는 화를 가져온다. 더욱이 성장 중심의 경제이념에 따라 경제력 집중을 가속화하고 구조개혁을 미룰 경우 경제는 장기적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고용창출능력을 잃고 스스로 무너지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최경환 경제팀은 정치인 출신들이 주축이다. 또 매파 성장론자들의 성격을 띤다. 따라서 인기영합적인 정치논리에 의해 돈을 먼저 푸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 벌써 10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를 무시하고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할 전망이다. 이런 부양책과 더불어 성장논리에 따라 경제민주화 개혁도 사실상 폐기할 공산이 크다.
새 경제팀은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우선 고용창출능력을 잃은 저성장의 양극화 구조를 개혁하여 중소기업 중심의 신 성장 동력 창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음 침체에 빠진 경기를 되살리는 부양책을 효과적으로 펴야 한다. 이에 따라 무슨 일이 있어도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 소득양극화가 심하고 복지의 사각지대가 많은 점을 감안하여 맞춤형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것이 수순이다.
새 경제팀은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부름에 올바르게 응답해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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