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종로사무실 한때 같이 썼다”
전 의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2003년 6월 국정홍보처 차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그만둔 직후 윤씨가 쓰고 있던 종로 사무실에 잠시 짐을 갖다 놓고 그 곳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의원은 “윤씨와 알고 지냈다는 것만으로 오해를 살 수 있어 답변하기는 곤란하지만 단순한 친분관계 이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씨 주변의 인사들은 “전 의원은 당시 윤씨의 사무실을 자신의 사무실처럼 사용했다. 두 사람간의 관계가 매우 돈독했고 둘 사이에 어떤 거래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인터뷰 과정에서 수차례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 더 많은 궁금증을 낳았다. 전 의원은 처음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윤씨의 종로사무실을 아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 곳에 짐을 놔두고 몇 번 찾아간 적이 있다”고 입장을 바꿨고 대치동사무실에 대해서도 “사무실을 오픈할 당시 초대를 받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가 다시 “전혀 모른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전 의원과 윤씨의 관계에 의혹이 커지는 대목이다.
다음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윤씨의 종로사무실을 알고 있나.
▲윤씨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말하면 할수록 와전이 되고 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윤상림씨의 종로 사무실은 잘 기억이 안 난다. 사무실에 간 적도 없다.
─국정상황실장 시절에 윤씨를 처음 만났다고 들었는데.
▲‘언제다’라고 딱 정해서 말하기는 뭐하고 대충 그가 관광협회장할 때부터다. 2000년인가 그때였던 것 같다.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다. 윤씨와 서로 청탁을 하거나 어떤 거래가 있었던 관계는 아니다.
─윤씨 주변인사들은 전 의원이 윤씨 사무실에 드나들었다는 진술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종로 사무실에는 간 적이 있다. 아는 사람들 만나고 할 때 가끔 썼다. 국정홍보처를 나와서 내가 거기다가 잠시 짐을 갖다 논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책도 읽고 가끔은 사람들도 만났다. 윤씨가 “사무실에 공간이 있다”고 해서 짐을 갖다 놨던 것뿐이다. 그것도 겨우 몇 주 정도였다.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면서 짐을 바로 정리했고 이후에는 못 가 봤다. 대답하기 참 곤란하다.
─윤씨의 주변인사들은 전 의원을 윤씨와 가장 가까운 정치인으로 꼽는데.
▲윤씨와 금전관계를 포함한 어떤 거래도 없었다. 그런 말이 돌고 있다면 충격적이다. 당시는 내가 힘이 있을 때였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도 많았다. 내가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응대를 잘해주고 그러니까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2003년 6월 윤씨가 대치동 토지공사로 사무실을 옮긴 이후에는 간 일이 있나.
▲윤씨가 강남에 사무실을 열었다고 해서 딱 한번 갔던 것 같다. 그러나 기억이 정확하진 않다. 나와 관련된 기사를 쓸 생각이냐.
─대치동 토지공사에 있던 윤씨의 사무실에는 몇 번 갔나.
▲토지공사에는 간 적이 없다. 내가 착각해서 말했다. 분명히 간 적이 없다. 오래돼서 기억도 없다.
─방금 전에는 사무실 오픈할 때 갔다고 하지 않았나.
▲난 토지공사에 방문한 적이 없다. 거기가 토지공사 건물인지도 몰랐다. 토지공사에서 내가 어떤 일을 했다고 오해를 살 것 같다.
─토지공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윤씨의 사무실에 방문한 적이 있나.
▲많이는 아니다. 어이가 없다. 단순히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 문제일 순 없지 않나. 기억이 없을 정도로 드나들지 않았다. 내가 거기를 갔다고 하면 윤씨를 비호한다는 식으로 오해를 사지 않겠나. 그런 것하고는 분명히 다르다. 그래서 답변하기 힘들다.
─윤씨가 거물브로커란 사실을 알고 있었나.
▲난 윤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일도 없고 그를 비호한 일도 없다. 이번 사건을 접하고 그의 실체를 처음 알았다. 그에게 돈을 준 일도 없고 받은 일도 없다. 워낙 마당발이어서 잘못을 저지를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상진 기자 sjin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