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매상 2천만원 거뜬
▲ 최근 성인오락실이 유흥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 ||
현재 상당수의 오락실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해 주거나 상품권을 유통시키는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해서 유통되는 상품권은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성인오락실 배후에 조직폭력배 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제보들이 많다”면서 “오락실에서 생긴 자금의 일부가 조폭들의 활동자금으로 유입될지도 모를 일”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취재진은 지난 5일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서울 종로의 한 성인오락실을 찾았다. 입구로 들어서자 문가에 서있던 여자 종업원이 다가서며 친절하게 안내를 했다.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오락실 안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이 가득했다.
이 업소의 관계자는 “한때는 하루 4천만원까지 매출이 오르기도 했는데 요즘 들어 워낙 주변에 업소들이 많이 생기는 바람에 하루 약 1천만원에서 2천만원 사이를 오가는 것 같다”며 “게임을 통해 딴 점수만큼 지급되는 상품권을 오락실 인근에 정해진 환전소로 가져가면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현금으로 바꿔준다”고 했다. 그는 “불법이라고는 하지만 상품권 환전 없이는 장사가 안 된다”며 “단속이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음날인 6일 밤 10시경, 성인오락실이 모여 있다는 일산의 한 주택가를 찾았다. 다소 험상궂게 생긴 건장한 청년들 몇 명이 직원인 듯 오락실 안팎을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취재진은 중요한 장면을 목격했다. 오락실 앞에서 버젓이 돈을 환전해 주는 환전상의 모습을 발견한 것. 모자를 눌러쓴 40대 후반의 남자가 한 중년여성이 내미는 상품권 수 십장을 받아들고는 뭉칫돈으로 바꿔주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경계도 없이 태연히 환전 행위를 하고 있었다.
환전상으로 보이는 이 남자는 돈을 바꿔준 후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2층에 위치한 다른 오락실로 들어갔다. 따라 들어가 보니 환전을 원하는 또 다른 손님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장면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진으로 찍으려 하자 오락실 종업원으로 보이는 남성 두 명이 다가와 취재진에게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종로구청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오락실에 대한 정부시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지만, 계속적으로 관련 법규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단속도 강화될 것”이라며 “성인오락실 업주 스스로가 보다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오래 영업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환 프리랜서 tangohun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