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 ‘부동산 구설수’ 내막

6945만원 세금폭탄 피하려다 스타일 구겼네

	▲ 국세심판원은 심은하 씨 부친의 증여세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심 씨의 결혼 직전 모습.

영화배우 출신 심은하 씨가 한때 결혼 상대였던 무기중개상 정호영 씨로부터 받았던 다가구주택(빌라) 한 채가 최근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심 씨 아버지가 이 빌라에 부과된 증여세 6945만 원이 부당하다며 국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것에 대해 지난 5월 9일 기각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2001년 11월 당시 정 씨와의 파혼으로 연예계의 화제가 됐을 때 심 씨 가족은 정 씨가 준 빌라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정 씨가 심 씨 가족에게 사죄의 뜻으로 일방적으로 심 씨 아버지 앞으로 명의이전을 했고 이를 되돌려주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는 것.

그러나 국세심판원 청구에서는 이 빌라를 파혼에 대한 금전적, 정신적 위자료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받지 않으려 했다는 애초의 해명과는 달리 심 씨 가족이 적극적이지는 않더라도 받을 의사가 있었다는 뜻으로 비칠 수도 있는 것이다.

정호영 씨는 2001년 9월 심 씨와 결혼하기로 했으나 결국 파혼했다. 심은하 씨는 파혼 이후 은퇴를 선언하며 대외 접촉을 피하다 지난해 10월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연구원인 지상욱 씨와 결혼했다. 올해 3월에는 딸을 출산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호영 씨로부터 받은 주택 문제가 깔끔하게 처리되지 않아 골치를 썩고 있는 것이다.

2000년 11월 심 씨와 정 씨의 열애설이 퍼질 당시 정 씨의 불분명한 나이와 이혼경력이 구설수에 올랐다. 이 때문에 심 씨가 CF 모델로 활동 중인 업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등 활동이 위축을 받자 정 씨가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심 씨 가족에게 문제의 부동산을 준 것으로 알려진다. 열애설이 퍼지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1월 30일자로 명의가 이전되었다.

국세심판원 결정문 중 청구인(심 씨의 아버지) 주장에 따르면, “심 씨와 교제하던 정 씨는 의도적으로 결혼설을 언론에 퍼뜨리고, 자신의 출생연도를 54년생에서 64년생으로 조작 및 이혼 사실을 숨기는 등의 행위를 하여 심 씨에게 다시 연예계 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해는 물론이고, 청구인에게도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딸 심 씨에게 교제를 금지시키고 정 씨를 고소하겠다고 하니까 정 씨가 위 피해에 대한 위자료 조로 쟁점부동산을 이전한 것이다”라고 전해진다.

당시 정 씨는 명의이전에 앞서 심 씨 가족에게 ‘확약서’라고 자필로 쓴 내용을 전달했는데, 그 내용은 “상기인은 금번 문제(호적 나이 변조, 이혼 사실 은폐 등 거짓행위)로 인해 야기된 은하 씨에 심적·기타 등으로 활동치 못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하기 사항을 약속합니다. 첫째, 본인 소유로 된 논현동 부동산을 내주 중으로 명의변경을 한다. 월 임대수입 500만∼600만 원, 시가 8억 원 상당”으로 되어 있다.

이 외에도 △현금으로 5억 원을 주겠다 △프랑스에 가 있는 심 씨 동생들 두 명의 교육은 내가 책임지겠다 △심 씨가 미국에서 유학하는 경비 일체를 지급한다는 등 총 여섯 가지 내용을 제시했다.

그러나 심 씨 가족은 ‘결혼을 조건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여성지와의 인터뷰에서 심 씨 가족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확약서를 쓴 뒤 며칠이 지나자 정 씨의 회사 직원이 와서 심 씨 아버지로부터 몇 가지 서류와 인감도장을 받아갔고 얼마 후 심 씨 아버지 명의로 이전된 집문서를 들고 왔다고 한다.

심 씨 가족이 이를 돌려주기 위해 정 씨 대리인과 세무사를 찾아갔으나 세무사가 “명의이전을 위해서는 서류 네 가지가 더 필요한데 그것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 매매든 뭐든 어떤 거래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한 데다, 매매로 정 씨에게 다시 넘길 경우 1년 미만 단기양도세율이 적용돼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해 포기했다고 한다. 함께 받은 5억 원에 대해서는 정 씨가 찾아가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인터뷰에서 심 씨 가족은 이를 돌려주려 했다고 해명한 것과 달리 국세심판원 청구에서는 이 빌라는 위자료 조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세심판원은 “피해보상에 대한 위자료라는 내용의 당사자간 합의사실이나 객관적인 입증이 없을 뿐 아니라, 청구인은 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나 피해보상 관련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없다. 또 직접 피해자가 아닌 심 씨 아버지는 위자료청구권이 없다. 또 쟁점부동산 이전 당시 파혼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정 씨가 심 씨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부동산을 증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 씨가 명의이전을 해 준 것은 2000년 11월 30일이지만 정 씨와 심 씨의 파혼 시기는 다음 해 9월 23일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빌라를 증여받은 시점이 두 사람이 한창 사귀고 있을 때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심 씨 측이 이를 돌려주기로 결정한 것은 파혼이 결정된 후로 증여받은 지 10개월이 지난 뒤였다.

어찌 됐던 심 씨 가족은 당시 받은 집에 대한 증여세 6945만 원을 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행정심판인 국세심판원 결정에 불복할 경우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법적 판결을 받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우종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