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바래길 3코스(구운몽길). 사진출처=걷기여행길(koreatrails.or.kr)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길은 까실한 여름철 입맛을 달래주는 냉면과도 같다. 바닷바람은 육수처럼 시원하고 짭조름하다. 나무 향기는 겨자처럼 코끝을 톡 쏜다. 무엇보다 탁 트인 바다를 품고 걸으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한국관광공사는 ‘걷기 여행길(koreatrails.or.kr)’ 사이트를 통해 8월 걷기 여행 코스 10곳을 추천했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 1코스
금오도의 해안 기암절벽을 따라 개설된 트래킹 코스 ‘비렁길’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보며 동백나무, 소나무 등 울창한 숲속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비렁길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해넘이도 장관이다.
초포까지의 오솔길은 원시림 속에서 식생의 다양함을 공부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코스다.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초포). 5㎞. 2시간.
제주 올레 18-1코스, 추자도 올레
추자도는 하나의 섬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 네 개의 섬과 아무도 살지 않는 서른여덟 개의 섬이 추자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모여 있다. 바다에 떠 있는 첩첩산중, 겹겹이 보이는 섬의 봉우리들은 섬이 아니라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들게 한다. 추자도의 두 섬, 상추자와 하추자의 여러 산봉우리를 오르내리려면 하루가 온전히 걸린다. 봉글레산에서 보는 일몰이 아름답다.
추자항~추자등대~묵리 교차로~신양항~황경헌의 묘~엄바위 장승~돈대산~추자교~추자항. 17.5㎞. 6~8시간.
남해 바래길 3코스(구운몽길)
서포 김만중 선생의 유배지로 유명한 노도와 벽련마을을 시작으로 여러 유배객들의 문학작품의 바탕이 된 금산과 상주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구운몽의 성진이 팔선녀와 한바탕 꿈을 꾸는듯하고 신선이 된 것 같은 착각에 젖어 들게 하는 남해바다의 절경들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구운몽길을 통해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단 아직은 방향표지판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도보여행객의 주의가 필요하다.
벽련마을~드므개체험마을~소량~대량~비룡계곡~일몰전망대~상주은모래비치~유람선선착장~금포항~천하몽돌해수욕장. 15㎞. 5시간30분.
통영 매물도 해품길(한려해상백리길 5코스)
강원도에 목장이 있다면, 통영에는 해품길이 있다. 초지의 길이 그렇듯이 이 길 또한 어머니의 품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매물도 해품길 가는 길에는 통영시 가고 싶은 섬 사업 일환으로 다양한 조각상이 미술관 전시실처럼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은 매물도분교 운동장 우측을 지나면 장쾌한 풍경으로 시작된다. 완만한 산사면을 벗어나 86봉과 193봉 사이의 안부를 향해서 오르고 낮은 구릉의 벌목 지대를 넘어 능선에 오르면 또 다른 장관이 펼쳐진다.
당금마을~장군봉~대항마을. 5.2㎞. 3시간.
울릉 행남해안산책로 1구간
울릉도 동쪽 해안을 따라 조성된 행남해안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저동항 촛대바위에 이르는 총 2.6㎞의 구간이다. 방파제와 절벽 그리고 동굴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걷다보면 마치 환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뭍에서 출발하여, 울릉도로 향한 쾌속선이 도착하는 도동항의 방파제에서부터 행남해안산책로가 시작된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맑은 동해 바다가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
이 길을 따라 1㎞를 지나면 숲을 따라 행남등대를 마주하게 되는데 이 등대에서는 맑은 날이면 독도와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행남등대에서 다시 저동항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면 촛대바위에 도착한다.
도동항~행남쉼터~행남등대~소라계단~촛대바위. 2.6㎞. 1시간 30분.
신안 홍도 등대길
홍도등대길은 홍도2구 마을과 홍도등대의 절경의 둘러보는 길이다. 홍도는 배가 닿는 홍도1구만 알려졌지만, 홍도의 진가는 ‘산토리니’처럼 아름다운 2구에 있다. 홍도1구가 번화가라면 홍도2구는 고요한 시골이다. 홍도등대길의 출발점은 홍도2구 선착장. 여기서 정겨운 마을 골목길을 거치고, 홍도분교를 지나 등대에 닿는다. 등대와 홍도 기암괴석들을 구경하고 해변을 따라 내려오면 홍도2구 선착장에 닿는다.
홍도2구 선착장~홍도분교~홍도등대~홍도2구 선착장. 1.6㎞. 1시간.
군산 구불8길 고군산길
고군산군도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특히 선유도에서 장자도 가는 길은 걷기여행객들에게 최고의 코스로 꼽히는 구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 절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선유도, 대장도, 무녀도에 전해지는 전설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21.2㎞. 8시간.
보령 삽시도둘레길
삽시도는 만만해서 좋다. 전체 면적이 3.78㎢, 해안선 길이가 11㎞에 불과하다. 충남에 속한 원산도, 호도, 녹도, 외연도 등 여러 섬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삽시도 둘레길은 진너머 해수욕장에서 밤섬 해수욕장까지 해안선 구석구석 이어진다. 울창한 해송 숲을 걸으며 면삽지, 물망터, 황금곰솔 등 삽시도 비경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삽시도 둘레길은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밤섬해수욕장까지로, 어느 곳을 들머리로 해도 무방하다.
금송사(밤섬 해수욕장)~황금곰솔~물망터~면삽지~진너머 해수욕장. 5㎞. 2시간 40분.
인천 세어도 숲길
세어도는 인천 서구의 유일한 유인도로서 60~70년대 어촌의 모습이 그대로 남겨져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어 섬 전체가 조용하고 한적하여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세어도는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불편해 자가용으로 선착장까지 가야 된다. 하루에 한 번뿐인 행정선은 무료로 운행된다. 배 운행 시간은 인천 서구청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섬 안에는 식당도 없으며 가게도 없어, 무엇이든 직접 준비해 가야한다.
세어도 선착장~마을회관 종합안내소~세어도 전망대~세어도 선착장. 5.4㎞. 1시30분.
인천 강화나들길 9코스(교동 다을새길)
삼국시대 이래 서해안 해상교통의 요지이며, 고려, 조선 왕족들의 유배지 그리고 경기, 황해, 충청 삼도수군을 담당하는 삼도수군 통어영이 설치됐던 중요 섬이다. 한강, 임진강 물과 예성강물이 합쳐지는 물길 어귀에 교동도가 있다. 드넓은 간척지 들판 위로는 철새 떼가 몰려다니고 마을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모습이다. 풍년이 들면 교동 주민이 10년은 족히 먹을 수 있다는 풍요의 섬이다. 다을새는 교동의 옛지명 가운데 하나인 달을신에서 왔다.
월선포선착장~교동향교~화개산~석천당~대룡시장~남산포~교동읍성~동진포~월선포선착장. 16㎞. 6시간.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