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고 꼭꼭 숨어
이에 앞서 <일요신문>은 이미 지난 1월 29일자 ‘김현희는 울고 싶다’에서 김 씨의 최근 근황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현재 김 씨는 자신의 주소지로 되어 있는 서울 이촌동 아파트와 남편 정 아무개 씨 주소지로 되어 있는 서울 회기동 빌라에는 모두 거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 주변에 따르면 김 씨는 최근 초등학교에 취학할 나이가 된 자녀들에 의해 자신의 과거 신분이 알려지는 것을 상당히 걱정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남편 정 씨의 사업 실패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과거사 진상 조사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더 더욱 심리적 압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과거 김현희’를 완전히 잊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자신의 이름을 ‘김○○’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고, 또 성형수술설도 나돌고 있다. 국내에서 한때 가족처럼 가깝게 의지하고 지냈던 지인들과도 대부분 연락을 끊었다. 현재 김 씨의 거취는 국정원과 남편 정 씨의 직계 가족들만 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당한 정보력을 자랑하는 정 의원 조차도 김 씨에 대해서는 일부 잘못 알려진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즉 ‘중학교 정도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다’라고 밝힌 부분은 틀린 것. 김 씨의 자녀들은 현재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진실위의 Q 위원은 김 씨의 거주지에 대해서 서울 남쪽이라고 밝혔다.
김 씨가 지금의 국정원에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언급한 대목 역시 이번 진상조사 건보다는 지난 2003년 자신의 아파트에 한 방송사의 카메라가 갑자기 들이닥친 데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이 더 큰 이유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씨 측은 “우리는 절대 주소지를 노출한 적이 없음에도 기자들이 정확히 주소지를 알고 찾아온 것은 결국 현 정부의 국정원에서 유출한 것 아닌가”라고 강력히 반발했다고 한다. 이후 김 씨 측은 전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87년 사고 당시 김 씨를 수사한 바 있던 전직 안기부 수사관 A 씨는 “김 씨를 이렇게 너무 압박하면 자칫 궁지에 몰린 김 씨가 엉뚱한 마음이나 먹지 않을지 걱정된다. 만약 김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완전히 증거 인멸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