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찬성은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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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법무장관 지명자(사진)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일각에선 김 지명자의 이중적 행태와 눈치보기 논란 등이 불거지고 있다. | ||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김 지명자를 둘러싸고 “청와대 등 인사검증 시스템에서 개인적 문제로 인해 당초엔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됐었다”는 얘기도 정가에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로 보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적잖은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청와대에서는 뒤늦게 김 지명자를 신임 장관 지명자로 발표하면서 “당초 문제가 됐던 ‘도덕성 시비’는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지명자를 둘러싼 도덕성 시비 논란과 관련해 법조계와 검찰 주변에서는 여권의 스크린 과정에서 과거의 ‘여자 문제’가 다시 불거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김 지명자가 과거 부장검사 시절 본의 아니게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 여사장과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다는 것.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 내에서 특수통으로 잘나가던 김 지명자에게 이런 소문이 항상 따라다녔고 그래서 적잖은 피해도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명됐고 다소 과장된 소문도 검찰 내에서 퍼졌지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 역시 “벌써 언제 적 얘기인데 인사 때마다 거론하면 되겠느냐”면서 “철저히 검증했을 텐데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의 한 관계자도 “그런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지만 인사청문회에서 다룰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보다는 현 정권에 ‘코드’를 맞추기 위한 김 지명자의 눈치보기 성향을 더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언행이 불일치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고, 검찰 주변에서는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처럼 권위적이고 독선적이라는 일부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 지명자는 참여정부 들어서면서 약 10개월간 대구지검장을 지내고 2004년 1월 차관급인 부패방지위원회(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으로 발탁되면서 검찰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김 지명자가 어떻게 해서 노 대통령의 ‘코드 인사’가 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강골 검사 기질을 지닌 김 지명자를 두고 성향상 노 정권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평이 우세하다는 것. 부산 출신의 한 정치권 인사는 “부산 브니엘고 총동창회장 출신의 김 지명자와는 부산지역 중고교 동창회장 연합회 모임 등을 통해서 가끔 만나오고 있는데 엄격히 따지면 그는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지지 성향에 가까웠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가에서는 노 대통령이 김 지명자를 눈여겨 본 것은 그가 검찰 내부에서 비교적 신망을 받으면서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직자 부패 방지를 강조하는 목소리를 높인 것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그는 2003년 건국대 박사 학위 논문에서 ‘공직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3년 ‘검란’ 파동 당시 대부분의 검사장급 검사들이 노 대통령의 급격한 검찰 개혁에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상황에서 김 지명자의 이런 목소리는 대통령에게 상당히 인상 깊게 각인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청렴위 사무처장으로 발탁된 이후 그는 노 정권 검찰 개혁의 상징인 ‘공수처’(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주도하는 인물로 부각됐다. 청렴위에서 공수처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했고,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었던 검찰과는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검찰의 한 고위급 인사는 기자들에게 김 지명자의 부장검사 시절 ‘유쾌하지 않은’ 일화를 우회적으로 소개하는 등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무튼 김 지명자는 이후 현 정권에서 매번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검찰 내의 한 인사는 “김 지명자 역시 전형적인 강골 검사 스타일이다. 정권과 호흡을 맞추기를 위해 공수처 설치에 적극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검찰관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그가 발표한 ‘공직부패방지를…’ 논문에서도 이 같은 그의 시각은 잘 드러난다. 이 논문에서 그는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검찰과 별도의 수사 및 소추기관을 설치한다면 국가 검찰권 행사의 통일성을 저해하고 검찰권이라는 국가 권능의 이원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공수처의 성격을 사실상 분명히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가에서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황에 따른 말바꾸기 논란은 지난 3월 골프 파문 때도 불거졌다.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부적절한’ 3·1절 골프 파문으로 물러나자 청렴위는 공직자들에게 “비용 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공무원들은 자신의 비용으로도 직무 관계자와 절대 골프를 치지 말라”는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곧바로 청와대 김 아무개 비서관의 대기업 간부와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권력실세인 이강철 대통령정무특보와 문재인 정무수석이 “청렴위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비판을 가했고 청와대 역시 여기에 동조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자 김 지명자는 급히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는 등 자신의 입장을 철회했다.
일각에선 김 지명자의 화려한 수사 경력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95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역시 권력 눈치보기의 전형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에 부담을 갖고 있던 YS정권의 입장에 따라 ‘전직 대통령 4000억 원대 비자금의 실체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가 곧바로 박계동 당시 민주당 의원의 폭로로 어쩔 수 없이 여론에 등 떠밀려 수사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한편 김 지명자는 “76년 사시 16회로 합격, 79년부터 검찰에 입문해서 지금까지 27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지금껏 집을 두 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자신할 정도로 재산 문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투명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 지명자는 재산내역을 서울지검 동부지청장에 임명된 지난 99년 7월 처음 공개했다. 당시 김 지명자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53평 아파트와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70평 아파트 등 본인과 가족 재산으로 모두 10억 7320만 원을 신고했다. 김 지명자는 현재 자양동 아파트는 팔고, 분당 아파트는 그대로 소유한 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신고한 재산총액은 15억 5818만 원이며 특별한 부동산 거래 내역이 없어 약 5억 원의 재산 증액은 퇴직금 및 급여저축 등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