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엉뚱한 데서 샜다
무성한 이야기들 중에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A 대기업 전·현직 임원들 간의 알력이 이번 일의 공개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소문이다. A 대기업 임원 출신 B 씨는 현재 김 회장 측에 가까운 인사가 돼 있는데 B 씨와 불편한 관계에 있던 C 씨 측이 B 씨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수사당국과 재벌그룹에서 정보를 다루는 고위인사들 사이에서 은밀히 퍼지고 있던 김 회장 아들 폭행 건을 언론과 정보업계에 일부러 흘렸다는 것이다.
B 씨는 얼마 전에 A 대기업에서 퇴직했고 C 씨는 A 대기업에 남아있지만 요직에서 밀려나 조만간 퇴직할 것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사내에서 구설수에 올라 어려움을 겪었는데 업계 인사들 사이에선 구설수 진원지가 상대방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다닌 바 있다. 때문에 기자들과의 교류가 잦고 업계 정보에 밝은 C 씨가 B 씨를 겨냥해 이번 일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을 것이라는 설이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제법 힘을 얻기도 한다.
한화그룹과 북창동 S 주점, 그리고 경찰이 모두 ‘쉬쉬’하는 사이 이 사안이 다른 루트로 대기업 정보팀에 흘러들어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기사에 대한 ‘정보’를 최초로 입수한 언론사와 ‘1보’를 터뜨린 언론사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주변에선 사건이 표면화되기 전인 4월 초 이 사건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됐고 이때부터 이 사건의 공개냐 무마냐를 놓고 여기저기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졌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현직 임원 간의 다툼설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는 것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