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인하대학교(총장 박춘배) 고조선연구소는 24일 하이테크강당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후원하는 ‘아시안게임 평화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국제 학술회의에서는 고조선 연구의 활력을 불어 넣을 새로운 자료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자료들은 인하대 대학원 복기대 교수(융합고고학)에 의해 발굴된 것으로 문헌자료와 고고학 자료로 나눌 수 있다.
문헌자료는 조선시대 승정원에서 작성한 `승정원일기`에 실려 있는 단군 관련 자료로 이는 조선 실학의 후원자이자 탕평책을 펼친 영조의 단군 인식에 대한 방향을 잘 보여준다. 영조는 ‘단군은 동방의 천황’이라 인식했고 이는 당시 유학자들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당시 조선 중심의 학문을 추구하는 기초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라와 백제에서도 1년에 두 번씩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기록은 그동안 백제와 신라가 고조선의 후예였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줄 중요한 단서가 된다. 또한 `고려사`에도 `단군편`이 별도로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그동안 고려와 고조선과의 연관관계 설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할 계기가 될 것이다.
`고려사`에 `단군편`이 있었다는 것은 한국사학사에 중대한 사건으로 현재 활용되고 있는 `고려사`에는 없으나 조선영조시대까지의 `고려사`에는 `단군편`이 있었고 훗날 `단군편`이 없어졌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그동안 일부 한국 학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학계에서 허황된 역사로 치부하던 고조선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과 동시에 한국사에서 고조선과 단군의 위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고학 자료에서도 혁혁한 성과가 있었다. 고려 태조 이전부터 참성단에서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을 확인했다. 이로서 국내 최초로 강화도 참성단 축조 시점이 고려시대 이전임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또한 참성단을 오르는 옛길 바위에서 신실을 짓고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는 명문 기록을 발견했다. 명문의 연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제당을 만들고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명확히 남아 있어 참성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강화도의 참성단과 같은 구조물로는 중국 요녕성 등탑현에 있는 연주성이 있다. 학계에서는 연주성이 고구려의 백암성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나 복기대 교수는 연주성이 군사용 목적이 아닌 참성단과 같은 다목적 기능의 신성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남창희 교수는 “참성단의 구조는 특이하게도 방형 제단이 위에 있고 그 밑에 원형구조물이 있다”며 “동양의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에 의하면 원은 하늘을, 네모는 땅을 상징하는데 이는 주역의 64괘 중에서 무거운 물이 위에서 내려오고 위로 오르려는 불이 밑에 있어 서로 화합하는 지천태 괘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조선 단군은 제사장을 겸하면서 온 세상의 화평을 기원하는 제천행사를 봄·가을에 지냈다”며 “삼국유사 고조선 기록에 의하면 단군은 환웅의 이념을 계승하여 세상을 이치에 맞게 구제하고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제세이화·홍익인간의 국가이념을 추구했는데 전 세계 고대 역사기록과 신화 중 이처럼 자국의 이해관계를 초월해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포용력 있는 건국이념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조선은 포용력 있는 건국이념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고조선을 상징하는 참성단이 있는 인천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 평가받고 있다. 경상대 헤르만스 교수와 연세대 장계순 교수 등이 공동 발표할 ‘하도의 음양사상과 핵군축 이론’은 한국 고유 천지인 음양사상에 기초해 한반도 비핵화의 필연성을 주장한다.
주저자인 인하대 남창희 교수(인하대)는 “체코 프라하에서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 연설은 바로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음양론이 예고한 희망적 인류의 미래”라며 “남송 때 주자(주희)가 복원한 하도-낙서는 성인 태호복희씨가 그린 것으로 동양 정신문화의 뿌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1.23 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