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강준만 교수가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으로 ‘싸가지 있는 정치’를 제시했다.
상대편을 존중하는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제대로 읽는 눈이 트여 집권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집권 후의 성공까지 거론한 이유는 ‘싸가지 문제’가 선거는 물론 평소의 정치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좋은 정책과 이념이라도 싸가지 없게 행한다면 유권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강준만 교수는 진보의 ‘이성 중독증’을 지적한다. 이성 중심의 정치관이 싸가지 문제를 사소하게 보는 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진보의 싸가지 문제란, ‘무례함, 도덕적 우월감, 언행 불일치’ 등이다.
예컨대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 담론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의를 벗어난 표현, 위에서 내려다보듯 가르치려는 태도, 왜 진보를 좋아하지 않고 보수에 표를 찍냐고 호통치는 듯한 자세, 의견이 맞지 않으면 동료에게도 상처를 주고야 마는 행위, 번드르하게 말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꾸는 태도 등이다.
지금부터 싸가지 문제가 어떻게 진보를 나락에 빠뜨렸는지 실감나게 관전해보자.
인물과사상사. 1만 3000원. 245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