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 전 대표 측근들은 이런 해석이 나도는 것에 대해서 “중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뿐이며 입각 방침엔 변함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2일 후원모임에서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 의사분들도 계신데 보건복지부 정말 중요하다”고 밝힌 점도 김 전 대표가 ‘입각 포기’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란 지적이다. 김 전 대표의 한 측근의원은 “이해찬 총리 지명자가 총리직에 오른 뒤 정중하게 입각을 요청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면 입각을 마다하진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 의원은 “어깨를 펴고 입각을 하기 위해 ‘계급장 발언’이 나온 것으로 봐야 옳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번 ‘계급장 발언’이 ‘입각 포기 수순’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입지를 높인 뒤 입각하겠다’는 의도로 보는 게 맞다는 논리다.
김 전 대표와 함께 입각이 예정돼 있던 정동영 전 의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 전 의장과 ‘친구 사이’인 이해찬 지명자가 주도하는 내각에 정 전 의장이 합류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돌았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의 한 측근인사는 “귀국 후 쉬다가 입각 요청이 오면 해야 하지 않겠나”라 밝혔다. 현재 정 전 의장은 미국에 체류중이다. 통일부 입각이 예상되는 정 전 의장은 재보선 이후 일본 방문에 이어 미국행을 택해 ‘복잡한 국내 정치판을 피해 있다가 때가 되면 입각 수순을 밟으려는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김 전 대표측이나 정 전 의장측이 밝힌 것처럼 이해찬 지명자의 ‘정중한 입각 제안’이 두 잠룡의 자존심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입각 권유 과정에서 정 전 의장이나 김 전 대표 중 한 사람이라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거나 입각 포기 명분을 만들게 된다면 ‘대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의 ‘입각 포기’가 동시에 이뤄질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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