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만 불러도 ‘꿀성대’ 쭈~욱
집에서 매일 두어 차례씩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소리 내서 노래를 부르면 성대 근육의 탄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목소리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영국 버밍엄의 퀸엘리자베스 병원의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디클란 코스텔로는 “나이가 들면서 팔다리의 근육이 노쇠하는 것처럼 성대 근육 또한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목소리도 늙는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은퇴 후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유인즉슨 말을 하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성대 근육을 사용하는 일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코스텔로는 성대 근육이 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콧노래 부르기’ 또는 ‘노래 부르기’를 소개했다. 집에서 매일 두어 차례씩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소리 내서 노래를 부르면 성대 근육의 탄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목소리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성대 근육의 탄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이스 리프트’를 시술하는 전문의들도 있다. 이는 노쇠하거나 쇠약해진 성대에 주사를 놓는 방법으로, 필러 성분으로 인해 근육에 탄력이 붙어 목소리가 젊게 유지된다.
# 체중을 줄여라
비만은 목소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체중이 1.2㎏ 늘면 몸매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목소리도 변할 수 있다. 이유는 목 주위의 지방세포가 늘어나면 목소리가 울리는 공간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코스텔로는 “과체중이 되면 공기가 통과하는 기관지 주위의 공기 통로가 좁아진다. 때문에 목소리가 변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저음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진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식습관을 점검하라
습관적으로 목이 잠긴다면 식습관을 점검하라. 어떤 특정 음식들은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 성대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쉰 목소리가 나게 된다.
매운 음식, 화이트 와인, 발포성 음료수 등은 모두 위산 역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또한 커피나 차를 많이 마셔도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몸이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텔로는 “맑은 목소리를 내려면 후두가 부드럽고 촉촉해야 한다. 후두가 너무 건조하면 쉰 목소리가 난다”라고 말했다.
# 헛기침을 하지 말아라
또한 그는 “이런 습관이 오래 지속될 경우, 성대가 붓는 것 외에 출혈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다 결국에는 만성적으로 목이 쉬게 된다”라고 충고하면서 “해답은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는 데 있다. 가령 가래를 뱉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마다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 약물의 부작용을 조심하라
알레르기 환자들이 주로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나 고혈압약에는 탈수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이럴 경우 몸이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쉰 목소리가 나게 된다.
# 중요한 말은 이른 아침에 하라
중요한 전화를 걸 일이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하라. 이때의 목소리가 가장 자연스러운 저음이기 때문이다. 코스텔로는 “아침에는 밤새 누워 있었기 때문에 성대 조직에 수분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다. 이런 경우 성대가 살짝 부어있는 한편, 두꺼워져 있다. 이로 인해 목소리가 저음이 된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붓는 것과 같은 원리다”라고 말했다.
또한 똑바로 일어서면 중력 때문에 점차 수분이 분산되면서 붓기가 가라앉게 된다. 간혹 아침에 목소리가 잠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증상은 대개 물을 마시면 금세 사라진다.
# 손 떠는 사람은 목소리도 떤다
뇌의 신경세포의 이상으로 몸의 어느 특정 부위가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상을 겪는 경우, 대개는 손을 떠는 경우가 많다. 즉 수전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성대와 목 근육 주변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 목소리 변조는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말투가 바뀌는 것은 파킨슨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보통 온몸의 근육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목소리 근육 역시 마찬가지다. 런던 킹스칼리지 병원의 행동장애 컨설턴트인 프라스한스 레디는 “이럴 경우 목소리가 작아지고 단조롭게 변한다.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경장애의 일종인 다계통위축증을 앓는 환자들은 목소리가 떨리면서 쉰 목소리가 난다. 또한 코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목소리가 쉬는 것은 폐암의 조기 신호일 수 있다. 폐에 발생한 종양이 후두부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후두부 신경은 뇌에서 시작해서 목을 통과해 흉부까지 갔다가 다시 후두부로 올라오는 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때문에 후두암에 걸렸을 경우에도 드물긴 하지만 목소리가 쉬게 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