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색가’의 끈적한 ‘맛집’후기 위태위태
S 사이트 내의 대표적인 성매매 관련 카페 가운데 하나인 ‘××마니아들의 쉼터’란 곳에서는 심지어 경찰의 성매매업소 단속정보까지 공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매매업소에서 윤락을 하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상세히 설명한 행동요령까지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 카페의 회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성매매업소에서 정기적인 모임(정모)을 갖기도 하고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의 몸매와 서비스행태, 심지어는 업소의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품평회를 하기도 한다. 이들은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어디까지나 사생활이며 지극히 개인적이고 은밀한 취미생활을 서로 공유하는 것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성인사이트 속의 은밀한 커뮤니티, 사생활과 타락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오가는 성매매카페 회원들의 현란한 활동을 훔쳐봤다.
직장인 B 씨(34)는 수개월 전부터 특정 사이트를 수시로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출근해서도 퇴근해서도 이 사이트를 들여다보는 재미로 산다. 어떤 때는 밤늦게까지 이 사이트를 보다 새벽 늦게 잠드는 일도 빈번하다.
그가 이렇게 집착하는 사이트는 바로 S 성인사이트다. 서버를 해외에 두고 성인콘텐츠 제공이 합법적인 미주 일본 호주 유럽 등지의 한글 사용자들을 위한 성인 전용 서비스로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지하노라고 대문에 공지를 올린 것과는 달리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회원들 대부분은 국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며, 대부분의 수익 역시 이 사이트의 회원들을 상대로 한 광고에서 올리는 사람들에게서 거둬들이고 있다.
B 씨는 그중 쉼터란 카페에서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정보를 주로 공유한다고 전했다.
그는 “카페에서 성매매업소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무엇보다 전국 각지 회원들의 다양한 성 경험담을 즐겨 본다”며 “또 간혹 내가 남긴 글이나 질문에 다른 회원들이 달아놓은 답글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렇게 사람들과 정보를 주고받다가 몇 개월에 한번쯤은 직접 정기모임를 통해 만나기도 한다. 이건 나에게 일종의 활력소다”라고 말했다.
성매매 카페인 만큼 커뮤니티의 대전제는 단연 성(性), 즉 섹스다. 그 중에서도 성매매업소를 중심으로 한 경험담이 대세를 이룬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오피스텔 실장입니다. 한번 들러 화끈한 서비스를 받으시고 아가씨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함께 부탁드려요.”
이런 글이 올라오면 불과 몇 시간, 길어야 하루도 안가 서너 개의 답글이 따라 붙는다. 답글을 살펴보면 해당 업소를 이용했던 경험자가 자신이 업소를 들른 시점부터 해당 업소를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설명해 놓기도 하고 화대와 그 업소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아가씨의 이름과 이른바 서비스 마인드라 하여 고객을 대하는 마음씀씀이는 물론 아가씨들의 성기의 모습과 애무를 하는 순서까지 간추려 설명한 게시물도 있다. 또 자신이 방문하고 싶은 업소와 유명 아가씨가 지금 어디로 옮겼는지 어떤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지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질문하고 답해 놓기도 한다.
말하자면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 서비스와 같은 개념이다. 특정 성매매 업소나 신종 유흥업종과 관련한 질문이 올라오면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조언과 해답’이 나온다. 국내에 서버를 둔 대부분의 유흥사이트에서는 불법 성매매업소와 관련한 게시판을 거의 없애고 운영하는 것과는 달리 S 성인사이트의 경우 유사성행위업소 등 성매매업소들이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버젓이 올려놓고 홍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당 업소들을 방문하려는 남성들의 경우 해당 성매매업소를 방문한 사람들의 방문후기등을 미리 읽어 보거나 할인이 되는지를 알아보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해당 성매매카페의 경우 몇몇 업소와 제휴하여 이 카페의 회원일 경우 다른 고객(?)들과는 달리 2만 원 내외의 돈을 거슬러 받기도 한다. 동호회에 가입한 미식가들이 외식하기 전 ‘소문난 맛 집’을 미리 검색해 보고 가는 식이다. 커뮤니티는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회원들은 수시로 정모를 갖기도 한다. 서비스가 좋고 할인이 가능한 성매매업소를 택해 그곳에서 시간이 맞는 회원끼리 모여서 함께 즐기기도 하는 것이다.
▲ 사진제공=heymantoday.com | ||
번개라고 불리는 즉석모임에 참석해 2 대 2의 변태적인 성매매를 경험한 한 회원은 “처음 만난 분들이었지만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닉네임 A 님이 파트너와 연출하신 아찔한 장면이 아직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다음 번에 그곳에서 정모를 할 때는 A 님이 인도해주신 것처럼 초보회원들에게 자신도 친절히 대하겠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나마 이 정도 후기는 점잖은 편이다. 정기적으로 불법 안마시술소에서 정모를 가진 뒤 파트너였던 아가씨들에 대한 후기를 상세히 적고 품평회를 하기도 한다.
품평회에 참가한 한 회원은 “나는 마른 체형을 좋아하는데 내 파트너는 다소 글래머였다”며 “하지만 서비스는 색다른 느낌을 줬다. 무엇보다 아가씨가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해줬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 이름은 신비, 키 162cm에 34-26-36 정도임. 참고하시길”이라고 평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성매매카페에선 이처럼 공공연하게 성매매 정보도 오간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을 막기엔 경찰력이 따라주지 않는 게 또한 현실이다.
회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업소 정보나 아가씨 정보만 주고받는 게 아니다. 그때그때 경찰의 단속 지역과 그 상황, 만약 단속에 걸렸을 경우 이를 피하는 방법들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는다. 해당카페의 게시물을 살펴보면 경찰의 단속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올려져 있다.
“경찰의 탕(불법 마사지시술소) 급습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돼 몇 자 올립니다”라고 시작되는 이 글에는 ‘상황 발생시 신속히 언니와 함께 현장을 정리하고 복장을 갖춘 후 침대에 앉아 있으면 된다’ ‘무조건 발마시지나 경락 마시지를 받았다고 우기면 된다’는 식의 내용이 A4용지 2장 분량에 걸쳐 나열돼 있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3월 말경에 해당 카페의 운영자가 올린 게시물에는 경찰의 단속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게시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곧 대대적인 단속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돼 본 커뮤니티를 비공개로 설정, 한동안 잠수모드(닫아놓는 상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단속은 이틀간 실시될 것이란 정보에 따라 이틀 후 상황에 따라 다시 커뮤니티를 열겠습니다. 회원님들 몸조심하세요.”
그렇다면 이 커뮤니티의 운영자들은 어떻게 이런 경찰 내부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있었다.
경찰 단속시 행동 요령이란 제목의 글을 보면 검찰청에서 근무한 회원이 알려줬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미뤄 단속 정보 역시 경찰·검찰 내부에서 흘러나온 정보를 건너건너 전해들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검찰청 직원이 알려줬다는 내용을 보면 “해당 성매매카페 등에 기행기(업소를 방문한 성매매경험담) 쓰실 때 성매수 사실을 밝혀도 입건될 가능성은 없다”며 “기행기에 남긴 글은 자백이 아니다. 자백할 경우 거기에 대한 보강 증거가 될 뿐이다”라고 돼 있다.
물론 이 설명이 실제로 검찰청 관계자의 것인지 여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회원들의 경우 나름대로 법조항들을 조목조목 적시해가며 성매매와 관련한 조언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이렇게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성매매카페가 10만여 명에 가까운 회원들을 거느리고 수시로 업소를 홍보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는다 하더라고 실제로 이들 성인사이트와 성매매카페를 단속하기란 쉽지 않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단속의 손길이 미치기가 힘들고 해당 성매매카페 역시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게시판을 블라인드하기도 하고 해당 카페의 운영자는 대포폰을 쓰고 회원들에게도 자신의 신상이나 얼굴을 공개하길 꺼리는 은밀한 잠행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업소 단속 정보가 새는 것에 대해 “업소 단속은 반드시 특정한 날을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다. 수시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는 말하자면 공개단속이기 때문에 업주들이 이 사실을 안다고 해서 정보가 새나가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단속 시기나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내용이 어떻게 흘렀는지 알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보안을 지키기가 쉽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난감해 했다.
구성모 heymantoday.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