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법정관리 외에 전무···‘의견거절’ 재발시 관리종목 대상 및 상장폐지 우려도
대우건설
[일요신문] 대우건설이 외부감사에서 처음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다시 의견 거절을 받을 경우 관리종목 대상이나 상장폐지 우려마저 있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대우건설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대우건설의 올 3분기 분기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안진회계법인은 “공사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안건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와 준공예정원가의 적절한 추정변경을 위해 회사의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대우건설이 외부감사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 1, 2분기 내내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나오다가 지정감사 직후 ‘의견거절’이 나왔다. 특히 대형 건설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는 것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예고된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 3800억원 규모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혐의로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고 2년간 지정감사 대상에 올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올 3분기부터 외부감사인을 삼일회계법인에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으로 바꾸도록 지정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 자료를 검토해 연말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거래소나 감독당국의 별도 제재나 후속조치는 없지만 의견거절 재발시 사안에 따라 관리종목 대상이나 상장폐지까지도 확전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은 “그러나 안진이 최근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기준 강화를 이유로 아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여 법정관리나 상장폐지 기업에게나 해당되는 의견거절을 표명한 것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감사인이 준공예정원가 추정을 위한 세부자료를 요청하여 세부 근거자료를 제출하였으나, 회사가 제공한 자료에 대해 회계법인과 이견이 발생하여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 소명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법인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사와 회계법인과의 회계기준에 이견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대우건설은 전날보다 13.67% 급락한 5810원에 거래되었다. 이번 분기보고서 의견 거절로 당분간 대우건설에 대한 전반적인 회계처리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