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L 씨는 결혼 15년차의 주부다. 대학생 때 부친의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졸지에 가장 역할을 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낸 그녀는 돈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나머지 돈 많은 집 아들과 결혼했다. 지방의 4년제 대학을 겨우 나온 남편은 시아버지 소유의 건물 임대업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장남인 남편이 시댁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사랑 대신 풍족한 결혼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결혼 후 그녀가 몰랐던 사실들이 하나둘 드러났다. 남편은 허울만 좋은 장남일 뿐 집안의 실세는 ‘작은 어머니’라 불리는, 시아버지의 숨겨둔 여인과 그녀의 아들이었다. 요령 있는 그 모자는 시아버지 재산을 상당히 빼돌렸고 시아버지의 재산권 행사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사랑이 없어 더 궁핍해진 결혼생활
그녀는 남편에게 장남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라고 설득했지만 그는 아버지 눈 밖에 나면 자신이 관리하는 건물마저도 빼앗길지 모른다면서 나서기를 꺼렸다. 결국 마음이 급해진 L 씨가 작은 어머니와 담판을 벌였지만 이로 인해 그나마 시댁에서 받던 수백만 원의 생활비마저 끊기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부부의 힘이 되어주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뜨면서 작은 어머니 모자가 집안의 주도권을 쥐게 되었고 L 씨 부부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현재 L 씨 부부는 건물 임대료 200만여 원으로 딸의 유학비를 감당하면서 겨우겨우 살고 있다.
L 씨는 이런 어려움에 부딪친 것이 무능하고 요령 없는 남편 때문이라는 생각에 남편에 대한 신뢰를 거의 잃은 상태다. 주변에선 당장 살기 힘드니까 그녀에게 직장에 다니라고도 하지만 ‘내가 돈을 벌 거였으면 이런 남자와 왜 결혼했나’라는 생각에 오기로 버티고 있다.
♥결혼해야만 하는 이유 열 가지는 돼야…
이 부부는 지금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L 씨는 그저 돈 많아 보이는 집 아들이 아니라 ‘한 가정을 책임질 능력이 있을 정도로 돈 많은 집 아들’과 결혼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L 씨 부부의 행복은 돈이 많다는 환경에 의해 결정될 뿐 그들 각자의 능력과는 상관없는 듯하다.
돈을 보고 결혼했다고 치자.
돈이 사라지면 그 결혼은 깨진다. 얼굴이 예뻐서 결혼했다면? 외모에 싫증이 날 때 그 결혼은 깨진다. 어떤 조건의 충족은 결혼의 한 가지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 사유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과 결혼해야만 하는 이유를 열 가지 생각해보라. 만약 열 가지가 안 된다면 열 가지가 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열 가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 그러는 동안 서로에 대해 생각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훨씬 안정되고 견고해질 것이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