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광주시의회가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에 대한 광주시와 실시키로 한 공동여론조사와 관련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앞서 지난 5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여부에 대한 여론조사 시행을 전격 발표했고 다음 날 시의 공동여론조사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적절치 않다는 것을 이유로 발표 9일 만에 철회로 돌아선 것이다.
광주시의회는 14일 오전 전 의원 간담회를 열어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여부 여론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광주시와 공동 실시키로 한 여론조사도 취소됐다.
시와 시의회가 지난 6일 공동여론조사에 합의한 지 9일 만으로 시민은 물론 시의원간 갈등과 혼란만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는 재정·교통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결정될 사항이지, 정보에 한계가 있는 시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적절치 않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일부 의원들은 ‘찬반이 있는 만큼 시민의 의견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찬반이 엇갈렸다.
여기에 시가 갑자기 ‘여론조사 무용론’을 들며 여론조사 중단 요청이 번복한 것이 백지화의 주된 원인이라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는 TV토론회와 시민공청회 등을 진행한 뒤 내달 초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의회가 철회 결정을 내릴 때까지의 과정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그간 시의회는 ‘시민의 뜻’을 묻는 것을 소신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다가, 다시 ‘시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적절치 않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시의회가 공동여론조사를 받아들이거나 철회하면서 그때마다 ‘시민’을 들먹이면서 멀쩡한 “시민만 들었다 놨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정책 결정을 앞두고 시의회의 신중치 못한 행보가 오히려 신뢰만 헤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환 기자 ily0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