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자꾸 발목 잡는 거야’
▲ 최용규 전 의원 | ||
최 전 의원은 감사원 감사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건설업자로부터 1억여 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지난 5월 19일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17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인 2004년 12월 경기도 용인 동백 지구에서 진행된 쇼핑몰 ‘쥬네브’ 건설 사업을 무리하게 사전 분양하다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된 모 시공업체 대표 박 아무개 씨로부터 이를 막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1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전 의원 측은 “정치탄압으로 이뤄진 수사인 만큼 무죄가 확실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 전 의원 측의 전직 보좌관은 “최 전 의원은 1억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에 대해서는 끝까지 부인하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개인 간의 돈거래이기 때문에 대가성의 ‘알선수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재판결과는 무죄가 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는 최 전 의원이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부평지역에서는 여전히 확고한 지지도를 구축하고 있는 최 전 의원이 안상수 시장의 대항마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최 전 의원이 지방선거에 나가기 위해선 반드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절치부심 정계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는 최 전 의원이 최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을 고소한 사람은 H 사 대표이사인 A 씨(48)로 확인됐다. 최 전 의원과 충남 서천 동향 출신인 A 씨는 최 전 의원이 17대 부평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지인들의 소개로 그를 만났고, 이후 고향 선후배 사이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지난 2006년 8월경 자신의 지역구인 부평을 관리를 위해 강화도에 별장을 짓는다며 자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최 전 의원의 부탁을 받은 A 씨는 당시 1억 3000여만 원을 최 전 의원의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2007년 3월까지 최 전 의원은 같은 명목으로 A 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돈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검찰에서 “지금까지 최 전 의원에게 빌려준 돈은 모두 17억여 원에 이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최 전 의원에게 계속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지만 돈을 돌려주지 않아 결국 최 전 의원을 고소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A 씨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최 전 의원 측으로부터 직접적인 반론은 들을 수 없었다. 최 전 의원의 전 보좌관은 12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A 씨 얘기는 잘 알고 있지 못한다. 최 전 의원이 고소를 당한 사실도 지금 처음 들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최 전 의원에게 직접 반론을 듣기 위해 집과 사무실 등으로 수차례에 걸쳐 접촉을 시도했지만 최 전 의원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