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방어전? 네가 챔피언이냐?
▲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
뉴욕에 올 때마다 한국 남자와 외국 남자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계속 살 거라면 외국 남자와 섹스는 경험하지 않는 게 좋아. 외국 남자와 섹스하고 나면 한국 남자와의 섹스가 재미없어질 테니까. 일단 사이즈에서부터 차이가 나잖아”라고 말한 여자도 있고, “백인, 흑인, 일본인과 섹스를 해봤는데 흑인이 최고더라. 사이즈도 크고, 체력도 장난이 아니야”라고 말한 여자도 있었다. 그녀는 “흑인 특유의 부드러운 피부 때문에 더욱 흥분한 것 같아. 몸에 부딪치는 살결이 부드러우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져”라고 덧붙였던가. 사이즈와 굵기, 단단함의 정도, 피부의 탄력, 강한 체력 등 외국 남자의 신체적 특성이 한국 남자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콘돔의 크기만 해도 한국이 평균 7cm인 것에 비해 서양 콘돔의 평균 길이는 11cm라고 하지 않나.
물론 사이즈가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미 이전 칼럼을 통해 여러 번 얘기했듯이, 남자의 페니스가 너무 크면 오히려 오르가슴에 방해가 되니까. 그렇다 해도 섹스에 있어서만큼은, 한국 남자보다 서양 남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자가 보기에 서양 남자의 장점은 신체적 우월함보다 섹스 애티튜드에 있다. 무엇보다 서양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몸으로 대화를 주고받을 줄 아니까. “네가 최고야”라고 달콤한 말을 속삭이는 대신 여자 스스로 ‘이 남자, 나를 정말 좋아하는 구나’라고 자신감을 갖도록 정성스럽게 애무를 한다.
A는 “언니, 일단 서양인들은 섹스를 오래 해. 애무하는 데만 30분 이상 투자하니까. 삽입을 했다가도 다시 애무를 시작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사실 피곤한 날에는 섹스도 짧게 하고 싶잖아. 그런데 남자친구가 너무 열심히 애무하고 너무 열심히 피스톤을 하니까 나도 대충할 수가 없는 거지. 얼마 전에는 내가 피곤해서 ‘나 오늘 너무 피곤해서 섹스 못하겠어. 내가 오럴해주면 안돼?’라고 물었더니, 나보고 ‘너는 가만히 있기만 해. 내가 다 알아서 해줄게’라면서 나를 핥아 내리는 거야. 처음에는 ‘아이고, 대충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서비스를 받다보니 나도 흥분이 돼서 그날 밤 화끈하게 보냈지”라고 말했다.
서양 남자는 섹스 제안도 자주 한다. 뉴욕에서 10년 이상 지내면서 다양한 인종의 남자친구를 사귄 B는 “애인 사이가 되면 거의 만날 때마다 섹스를 해요. 일주일에 서너 번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세 번 이상은 섹스를 한다고 할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섹스를 하는 커플은 적신호가 켜진 거라고 볼 수도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거의 깨지기 직전의 커플인 거죠”라고 말했다. 함께 밤을 보내는데 섹스를 안 하고 그냥 자면 ‘이 남자 바람피우나?’라고 의심해도 될 정도로, 커플에게 섹스는 하루 세 끼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일이다. B는 “서양인들은 싸웠다가 화해할 때, ‘미안하다’는 말보다 섹스를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신기한 건, 저 역시 섹스를 하고나면 웬만한 불만은 잊어버리게 된다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그에 비해 한국 남자는 어떤가. 20대 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오늘 하루만 하면 안 돼?”라며 섹스하자고 졸라대던 남자도 30대가 되면 “오늘 내가 선심 썼다. 제대로 봉사해 줄게”라면서 섹스 한 번 하고 생색을 내는 모습은 솔직히 기가 찰 지경이다.
매일 섹스하는 커플이 매일 밤 오르가슴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섹스하는 커플에게 섹스 트러블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 키스를 하다보면 식었던 애정도 뜨거워지고, 애무를 하다보면 가라앉았던 흥분도 되살아나고, 피스톤을 하다보면 ‘아, 거기, 거기! 바로 거기야’라고 서로의 오르가슴 포인트를 새삼 깨닫게 되니까. 물론 내가 말하는 ‘매일’이 1년 365일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섹스를 이벤트가 아닌, 일상생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매일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 매일 섹스를 하는 것이 섹스 라이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의 섹스는 여자를 과감하게, 그리고 예뻐지게 만들 테니까.
“우리 와이프는 ‘피곤하다’고 짜증을 내던데?”라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트러블이 섹스를 매일 하지 않는데서 시작되는 것. 섹스를 일상생활로 만들다 보면 ‘섹스를 하네, 마네’ 하는 트러블은 없어진다. 여자가 다소 짜증을 내도 일단 애무를 시작해보라. 처음에는 ‘참나, 이 남자가 오늘 왜 이래’라고 볼멘소리를 할지 모르지만, 일단 흥분하게 되면 그 다음은 뜨거운 밤이 될 테니까.
박훈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