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
[일요신문] 경기 이천시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배드민턴 전용체육관(이하 체육관) 운영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운영권 위탁과정에서의 특혜 시비와 함께 위탁받은 단체의 불투명한 회계처리, 해당 단체장의 지방자치법 위반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이천시가 대응에 나섰지만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이다.
16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2년 시비 13억 원을 투입해 설봉로 81번지 부악공원 내 지상2층 건축연면적 1160㎡ 규모로 배드민턴 전용코트 7면을 조성했다.
시는 완공된 체육관의 운영을 2013년 12월까지 이천시생활체육회에 위탁했고, 생활체육회는 다시 운영권을 이천시배드민턴연합회(이하 연합회)에 위탁했다. 연합회는 위탁기간이 끝난 후 이천시와 공유재산 임대 형식을 통해 2015년 12월까지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이천시는 입찰 등의 공개경쟁 방식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천시 생활체육회는 2013년 위탁과정 공개를 거부해 특정 단체에 대한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연합회는 체육관내 사무실을 체육용품 판매점으로 전용한 후 각종 대회를 치르면서 대회관련 용품 등을 판매해 왔고, 판매점의 운영을 연합회 사무국장에게 무상으로 맡겨 또 다른 특혜시비에 휘말렸다.
연합회의 불투명한 회계처리도 도마에 올랐다. 체육관 이용객들로부터 평일 1000원, 주말 2000원을 시설 사용료 명목으로 징수해 운영해 오면서 이에 대한 수입 및 사용내역 등을 정확히 밝히지 않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5회 연임을 하면서 지난 10년간 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A씨에 대한 지방자치법 위반논란도 일고 있다.
A씨는 이 기간 동안 제4대 이천시의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회 의원에 당선됐다.
지방자치법 제35조 5항에는 ‘지방의회의원은 해당 지자체 및 공공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된 시설이나 재산의 양수인 또는 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 정산절차와 지도감독을 받는 사회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및 각종목별 회장 등도 겸직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시의원은 겸직금지 대상이지만 도의원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해당단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경고 조치 또는 심의를 거쳐 징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 B씨(증포동·49)는 “지방의회의원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선거로 뽑은 의원인데 시의회 의원은 안 되고 도의회 의원은 겸직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는 해당 체육관에 운영비, 건물유지 등의 명목으로 올해에만 2300여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해당단체에 연합회장기, 임금님표 배드민턴대회 등 대회지원으로 총 88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천시는 체육관 운영 및 연합회에 대한 각종 논란이 제기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2015년 12월까지인 체육관 운영권을 조기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해당 시설물에 대해 예산이 편성된 것은 사실이나 시설유지비만 지급을 했고 운영비는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올해 12월까지만 사용허가를 하고 내년부터는 직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A씨는 논란이 일자 지난주 회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선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