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29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조계륭 전 사장이 박홍석 모뉴엘 대표(52·구속기소)에게서 대출 지급보증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조 전 사장이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 뒷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직원들에게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소환해 캐물었다.
조 전 사장은 무역보험공사의 전신인 수출보험공사 시절부터 일했다. 지난 2011년 6월 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가 지난해 10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은 조 전 사장에게 뇌물수수 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의 비서팀장으로 일한 전 영업총괄부장 정 아무개 씨(47)가 모뉴엘과 조 전 사장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씨는 지난 2009년 모뉴엘 담당인 전자기계화학팀장으로 일한 바 있고, 지난 10월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도피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무역보험공사 전직 이사 이 아무개 씨(60)와 전직 부장 허 아무개 씨(53)를 구속기소했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 역삼세무서, KT ENS 등의 전·현직 임직원 3명도 기소해 ‘모뉴엘 사태’ 비리는 끊임없이 밝혀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