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에게 전화를 걸어 반대의사 철회 종용
이천시 부발읍 공장설립 인허가 과정에 현직 시의원개입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공장부지
[일요신문] 경기 이천시에서 환경오염을 이유로 지역주민들이 설립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폐스티로폼 재활용 공장의 인·허가 과정에 사업주와 절친한 친구사이로 알려진 현직 시의원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인허가 관련부서 공무원들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공장 가동과 관련된 실험을 주재하고, 지역주민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반대의사 철회를 종용하는 등의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주장이다.
6일 이천시에 따르면 논란이 일고 있는 공장은 지난해 11월 부발읍 가산리 164-1번지 일원에 폐스티로폼 재활용공장 설립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현직 시의원인 J의원은 자신의 집무실로 담당부서 공무원을 불러 업체 관계자가 시연한 실험을 참관하도록 했다. 이 실험은 폐스티로폼을 특수용액에 녹이는 실험으로 해당 공장의 생산 공정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 실험이 해당 의원의 집무실에서 시연됨으로써 담당 공무원들이 무언의 압력을 받았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당 공장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천시는 허가를 내준지 1개월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12월에 공사 중지를 명령하고 유해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이천시가 인허가 과정에서 유해성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자인한 셈이다.
해당 공정은 지난해 12월 조병돈 시장이 ‘시민 소통의 시간’에서 언급했듯이 “전국적으로 사례가 없었던 만큼 인허가 과정에서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J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 A씨는 “시의원이 환경전문가도 아니고 게다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종이컵 하나 갖다놓고 실험을 했다는데 어떤 근거로 환경에 안전하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J의원이 공장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반대의사 철회를 적극 요청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 B씨는 J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공장주가 나와 절친한 친구사이인데 반대만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있어 달라”고 종용했다며 “시의원이 주민 민원은 무시하고 친구 사업이나 도와주는 자리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와 관련해 J의원은 “친구(공장주)가 손님 좀 만나려는데 내 사무실을 쓰겠다고 해서 허락한 것일 뿐 공무원에게 전화해서 자리를 만든 일은 절대 없다. 시연회라는 걸 했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며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또한 주민에게 전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친구(공장주)가 주민반발이 심하다고 중재를 부탁하기에 주민 B씨에게 지역 친구로 생각하고 도와달라고 말한 것일 뿐 절대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공장주 C씨는 “특허 받은 용액으로 폐스티로폼을 녹이는 공정에 그 어떤 환경피해물질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시의 공사 중지 지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유인선기자 ilyo22@ilyo.co.kr
